두개골 조기 유합증 관련 자료

두개골 조기유합증은 쉽게 말하자면 기형아입니다. 선천적으로 머리뼈가 기형인 것이지요.
기형아라는 말이 참 어감도 안좋고 내 아이가 기형아라는 것은 생각하기도 끔찍한 일이지만 이게 특별한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일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게되었네요.

그나마 일찍 발견하면 다행이지만, 잘 눈에 띄지 않아 시기를 놓치면 치료가 많이 어려워집니다. 아이가 어릴땐 한쪽으로만 눕혀 재워도 머리가 찌그러지는 일이 흔해서 ‘크면 다 괜찮아’라고 하기 쉽상입니다. 물론 자세로 인한 ‘사두증’은 자연히 좋아지는 경우도 많고 교정으로 좋아지기도 합니다. 제 아이도 그냥 보기엔 별 이상이 없어보였지만 의심해보길 너무 다행입니다.

혹시라도 조기에 발견하시고 또 치료하시는데 도움이 될 분들이 계실까 싶어서 이런저런 내용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두개골 조기유합증과 관련된 자료를 검색해보니 꽤 많은 자료들이 있습니다만, 이해가 쉽게 잘 정리된 자료는 그리 많지 않네요. 아산병원 홈페이지의 자료가 간결하게 잘 설명하고 있고 연세대학교 김용욱교수님 홈페이지에는 상세한 내용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있습니다. 자료가 제일 많은 곳은 아주대학교 윤수한 교수님의 까페입니다.

한가지 유의할 점은 두개골 유합증에 대한 치료방법은 병원이나 의사마다 견해차이가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보호자도 각 수술방법의 장단점에 대해서 많이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서툴게 아는게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지만, 결코 만만한 수술이 아닙니다. 한시간짜리 수술이라도 수술 준비, 처치 등에 3시간정도 더 소요됩니다.

아래는 아산병원 홈페이지의 자료를 스크랩한 것입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객관화된 사실이지만 한가지… 수술 시기는 이를 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수술이 이를 수록 효과는 좋으나 1세 이후에 수술을 권장하는 경우는 수술시간이 길고 수혈량이 많은 경우 아이에게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개요

두개 조기 유합증이란 뇌를 싸고 있는 머리뼈의 봉합선이 조기에 붙어 성장이 멈춤으로 인하여 정상적으로 발육하지 못하는 질환입니다. 정도가 심하거나 오래 방치되면 발육해야 하는 뇌를 압박하여 뇌의 성장에 장애를 줄 수도 있고, 시력 장애, 지능 장애를 유발하며, 심한 경우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습니다. 머리와 얼굴의 변형은 아이의 성격 발달과 사회 생활에 지장을 초래합니다. 두개 조기 유합증을 일찍 진단하고 적절한 시기에 수술해 줌으로써 기능 장애를 방지하고 정상적인 사회 생활이 가능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임상양상

시상봉합 유합증

두개 조기 유합증 중 가장 흔한 형태로 머리가 앞뒤로 길어져 보트를 뒤집어 놓은 모양과 비슷하다 하여 주상두(scaphocephaly)라고도 합니다.

관상봉합 유합증

시상봉합 유합증 다음으로 흔하며, 머리의 앞뒤로는 짧아지고 좌우로 넓어진 형태입니다. 관상봉합 유합증은 이후에 설명드릴 크루존 증후군이나 아퍼트 증후군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두봉합유합증

전두 봉합은 이마의 중앙에 있는 봉합선으로 이것이 조기에 유합되면 이마가 좌우로 성장하지 못하고 앞으로 튀어나와 삼각형 모양이 되고 눈 사이 거리가 좁아집니다.

삼각봉합 유합증

드문 형태로 뒤통수의 한쪽이 납작해지고 머리가 비대칭적으로 보이게 됩니다. 한 쪽 방향으로만 아기를 눕혀서 키워 후천적으로 변형된 경우와 감별해야 하며 CT 촬영 등으로 둘을 감별할 수 있 습니다.

다발성 유합증

여러 봉합선이 조기에 유합되면 머리 뼈가 위로 뾰족하게 자라거나 클로버 잎 모양으로 자라고, 발달 장애나 다른 기형을 동반한 경우가 많습니다.

크루존(Crouzon)씨 병은 흔히 관상봉합 유합증이 동반되며 이마가 평평하고 눈이 튀어나와 있으며 코를 비롯한 얼굴 가운데 부분의 발달이 저하되어 움푹 패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개구리 같은 얼굴 모양을 보이는 이 병은 우성으로 유전됩니다.

아퍼트(Apert) 증후군은 관상봉합 유합증이 동반되고 크루존 씨 병과 비슷해 보이지만 손가락과 발가락이 붙어 있는 합지증이 동반됩니다.

진단

머리뼈의 봉합선은 위치에 따라 시상봉합(머리 중앙의 앞뒤로 연결하는 봉합선), 관상 봉합(머리 앞쪽에서 좌우로 연결하는 봉합선), 삼각 봉합(뒤통수 부위의 봉합선), 전두 봉합(앞이마 부위) 등으로 나눌 수 있고 두개 조기 유합증은 이 중 조기 유합이 일어나는 위치에 따라 특징적인 변형을 나타냅니다.

여러 봉합선이 침범된 경우에는 아기의 발달이 늦거나, 시력 장애, 안구 돌출(눈이 튀어나온 것), 청력 장애, 호흡 장애, 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다른 선천성 기형(수두증, 심장 기형, 입술, 입천장 기형, 손가락 기형) 등이 동반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개의 봉합선만 유합되었고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쉽게 알기 어려운 때도 있고, 아기를 한 방향으로만 눕혀놓아 후천적으로 머리 모양이 변형된 경우와도 감별 진단이 필요합니다. X선 촬영이나 CT 촬영, 동위원소 주사 촬영 등으로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치료

다발성 유합증으로 뇌압이 증가되는 경우라면 조기에 수술이 필요하여 생후 3개월 이전에 뇌압을 감소시키는 두개골 성형술을 시행합니다. 뇌압 증가나 안구 돌출이 크게 위험하지 않은 경우에는 1세 전후에 수술을 시행하는데, 최근에는 2~3세 경에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두개골 성형술은 정상보다 지나치게 일찍 융합된 두개골 부위를 절제하여 성장을 억제하는 힘을 해제하고, 변형된 두개골을 잘라 재배치시켜 형태를 개선해 줍니다. 특히 본원에서는 머리뼈를 뇌와 분리시키지 않고 절골만 시키고 골연장기를 이용하여 절골한 뼈를 조금씩 당겨내어 절골한 부분에 새로운 뼈가 만들어지도록 하는 술식을 이용하여 수술이 더욱 안전하며 수술 시간도 많이 단축되었습니다.

얼굴에 변형이 있는 경우에는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성장이 부족한 위턱 부분과 눈 주위에 대하여 수술을 시행합니다. 안면골을 절골하여 전진시키고 골이식을 하거나, 골연장기를 이용하여 앞으로 빼냅니다. 기형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성장을 마친 후 수술을 시행하기도 하고, 조기에 수술을 받았던 경우에도 성장을 마친 사춘기 이후에 최종적으로 모양을 가다듬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두개 조기 유합증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소아 유전학, 안과, 방사선과, 마취과, 소아 신경외과, 성형외과 등의 협진이 필수적이며, 수술은 뇌에 손상을 주지 않고 머리뼈를 제거하고,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신경외과적인 치료를 담당하는 신경외과 전문의와 머리뼈를 재배열하고 고정 혹은 골연장기를 장착하는 성형외과 전문의의 협진으로 이루어 집니다.

재인이 수술 D+7

재인이가 유합증 수술을 한지 꼬박 일주일이 되었습니다.

블로그에 이렇게 수술/치료 일지를 남기는 이유는 유합증을 걱정하시 분들이나 수술을 앞두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한 이유도 크기때문에 가급적 상세한 내용을 남기려고 합니다.

일단 수술이 끝나고나면 오히려 걱정도 사그라들고 안정을 찾게 되네요.
수술후엔 목 한쪽편에 관을 꽂아서 중심정맥에 직접 수액(링겔)을 넣고 또 체혈도 하게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수액관과 체혈관 두개가 연결되어있습니다.

목에 연결하고 있다는게 좀 안스럽긴해도 교체주기가 한달정도로 길어서 아이가 통증을 덜 느끼네요. 그런데 이 관이 실수로 인해 약간의 충격에도 쉽게 빠지는 편이라 그 후에는 손이나 발에 바늘을 꼽아서 수액을 맞게 됩니다.

손이나 발에 있는 바늘 역시 잘 빠지고 정맥염을 방지하기 위해 2~3일에 한번씩 위치를 바꿔야하는데 바늘을 꽂을 때 통증이 상당하고 어린아이들은 정맥을 한번에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여러번 바늘을 찌릅니다. (손 발이 온통 멍자국이 되죠) 그래서 최대한 조심해서 목에 있는 관이 빠지지 않도록 하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체혈역시 목에 있는 관을 통해 할 수 있는데, 피 검사를 꽤 여러차례해야하는데 이 역시 손에서 뽑으면 무척 아프죠. 재인이는 조심해서 목에있는 관은 아직 그대로인데도 체혈관이 막혀버려서 수액은 목에 맞지만 체혈은 손에서 합니다. 체혈 후에 관이 막히지 않도록 식염수를 넣어주는데 부족했었는지 막혀버렸네요.

처음엔 피뽑을때 재인이가 자지러지게 울고, 뽑고 나서도 한참을 흐느꼈는데, 이젠 익숙해졌는지 주사기 꼽는 순간만 엥~ 하고는 금방 울음을 그친다고 합니다.

하루에 한번씩 수술부위를 소독하고 거즈를 교체하고, 이틀 정도에 한번 씩 목에 도관한 부분을 소독합니다. 그리고 수술후 3일 후 부터 신연기를 돌려서 하루에 6mm씩 벌려주고 있습니다. 다행히 신연기를 돌릴 때 통증을 느끼진 못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큰 다음에 수술할 경우엔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다음 주면 추석인데 추석전에 퇴원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바램을 갖고 있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수술부위에서 진물이 멈춰야 퇴원을 할 수 있다고합니다. 퇴원하고나서도 한동안 신연기를 직접 돌려줘야합니다. 며칠 있으면 다시한번 CT를 찍어볼텐데 잘 벌어지고 있길 기대합니다.

재인이 수술 D+6

재인이가 유합증 수술을 받은지 6일째입니다.

입원실에서 아이는 재워놓고 커피한잔 마시며 모처럼 여유를 부리고 있습니다.

유합증을 의심하고 판정받고 수술을 받기까지 참 쉽지않는 시간이었는데 그동안 우리아이가 엄마아빠에게 큰 선물을 주었네요.

그동안 너무 많은 분들께 도움을 받고 감사하고 이런 평범한 일상에도 감사하며 행복을 느끼게 되었으니까요. 윤교수님은 말할 것도 없고 간호사분들, 수술 전 용기를 준 서율어머니, 먼저 수술받고 많은 도움주신 한결어머니, 좋은 글 남겨주신 지원어머니… 주말, 밤낮없이 친절하게 돌봐주시는 간호사선생님들… 위로와 격려해주신 제 가족과 지인들… 감사하고 행복할 따름이네요.

아직도 2주정도 입원을 해야할 것 같고 신연기제거수술도 받아야겠지만 아이가 하루하루 좋아지는 것 같은 느낌에 희망이 가득합니다.

재인이는 수술전 시신경 검사가 안좋게 나왔었는데 아직 모르지만 다시 검사해보면 좋게 나올것 같습니다. 수술전보다 눈망울도 또리또리하고 물건도 잘보는 것같은 느낌이라서요.

일요일 오전 글 하나 남겨봅니다. 이곳 오시는 분들 모두 좋은 일만 생기시길 바랍니다.

재인이 수술 잘 끝났습니다.

어제 아침 7시40분 경에 수술실에 들어갔는데 수술 준비, 뇌압검사, 수술까지 하고 회복실에서 재인이를 다시보게된 시간은 11시 20분이었습니다. 마취가 덜 깬 상태로 흐느끼고 있었는데, 이내 정신 없이 울더군요.

회복실에서 찍은 재인이 사진은 조금 보기 안스러워서 살짝 모자이크 처리도…

회복실에서 한시간 넘게 있었는데 처음엔 몸에 이런저런 센서와 산소튜브등 달려있는게 많고 안을 수도 없다고 해서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달래야할지 모르겠었는데, 보듬어주면서 나지막히 노래를 불러주니 재인이가 조금 안정을 취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지쳤는지 잠이 든 채로 엑스레이도 찍고 입원실로 옮겼습니다. 다시 심하게 울기시작하더군요. 한참을 울고나서 지쳤는지 울음이 잦아들었는데 안고있는 것보다 오히려 침대에 눕혀놓으니 더 안정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안고 있으면 머리가 더 흔들려서 그렇다네요.

전신마취에서 깨어나면 1~2일 길면 3~4일까지 등을 두드려줘야합니다. 폐 속에 붙은 노폐물들을 떨어뜨리지 않으면 열이 오르고 폐렴이 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연이은 수술 때문에 재인이 수술이 끝나고도 의사선생님을 만나뵐 수가 없었습니다. 한 나절동안 재인이를 두드리다보니 교수님이 까페에 수술 기록을 올린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수술시간이 길었기에 불안했었는데 수술이 잘 되었다니 너무 다행이었습니다.

저녁 늦게 선생님께서 회진을 도셨고 수술이 잘 끝났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수술 중에는 수혈을 하지않았습니다. 6개월 미만의 어린아이들은 수술이 일찍 끝나서 수혈이 필요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재인이는 수술 중엔 수혈을 하지 않았지만 오후에 피 검사를 해보니 헤모글로빈 수치가 떨어져있어서 밤에 수혈을 받았습니다. 수혈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조금 꺼림칙했지만 그래도 병원의 방침을 따라야했지요.

밤새도록 장모님과 재인이 엄마와 같이 재인이 등을 두드려주느라 고생을 했습니다. 재인이는 등을 제법 세게 치는데도 곧잘 잤습니다. 아침에 수술부위 소독도 하고 드레싱도 새로 해서 깔끔해진 모습으로 사진 한장 찍었습니다. 어제보단 부기가 약간은 빠진 것 같네요. 어쨰 눈이랑 얼굴이 부으니 아빠랑 더 닮아진 것 같습니다.

수술이 제일 중요하지만 사실 수술 끝난다음이 더 힘들군요. 그래도 아이가 어려서 나은 편이고 수술이 늦으면 수술 자체도 오래걸리고 합병증도 많고 회복도 더디니 이정도도 감사해야지요.

이제 부기가 빠지면 내일 정도부터 신연기를 조금씩 돌려서 두개골 사이의 간격을 벌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재인아 수고많았다 조금만 더 참아보자.

재인이 수술 D-1

재인이 수술 하루 전입니다.
내일이면 재인이 머리에 수술로 인한 흉터가 생기겠지요. 내일 아침 수술인데 벌써 링겔을 꼽아서 아파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침 9시경에 수술이 있을 예정이고 어린아기를 제일 먼저 수술하기 때문에 제일 먼저 수술을 하게 될 예정이나, 이틀 전에 태어난 아이가 척추에 이상이 발견되어 그 아이를 먼저 수술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수술 전 흉터없는 재인를 사진으로 찍어두었습니다. 흉터없이 찍는 마지막 사진이지요.

여전히 앞에서보면 별 다른 이상을 모르겠습니다만 신경써서 보면 약간 문제가 있습니다.

위에서 보면 왼쪽 뒤통수보다 오른쪽 뒤통수가 더 많이 자란게 보이지요.

유합증이 발생한 쪽입니다.

봉합선이 붙은 부분이 움푹해보이고 그 아래쪽은 오히려 도드라져 있습니다.

반대편에서 보면 이렇지요. 양쪽 뒤통수가 다 이런 모습이어야 했었는데요.

손으로 만져보면 알 수 있지만 그렇게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죠. 그래서 재인이 처럼 뒤통수쪽에만 유합증이 발생한 경우엔 평균적으로 10개월 쯤 자랐을때 병원에 찾아온다고 합니다. 재인이는 4개월에 진단을 받은 것이니 상당히 이른 편인 거죠. 그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술 후의 모습은 사진을 올려야할지 모르겠네요. 사실 좀 끔찍한 모습입니다. 입원실에 있다보니 더 심한 환아들도 많이 봐서 이제 어느정도 익숙해졌지만 처음 보면 깜짝 놀라지요.

며칠 전에 장미 가시에 살짝 찔렸는데도 아파서 깜짝 놀랬습니다. 재인이는 적지않게 머리 피부를 가르고 두개골을 자르고 ‘신연기’라는 기구를 그 사이에 넣어 조금씩 뼈 사이를 벌려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수술을 하여 신연기를 제거해야합니다. 그 과정이 얼마나 아프고 고통스러울지…

당장 오늘 꽂은 링겔 바늘을 다시 꽂는 것만 생각해도 마음이 아픕니다. 살이 투실투실 오른 아이들은 정맥찾기가 어려운지 여러번 찔러야하거든요.


수술동의서 쓰기전에 설명만 2시간 가까이 들었습니다.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대안 치료법, 유합증 수술방법의 역사… 흡사 의대생 강의시간 같았지요. 저나 제 처나 교수님 까페를 열심히 보았기에 이해가 어렵지 않았고 질문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설명이 끝나고 여주천사들의집에 한달에 만원씩 기부하라는 말씀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국내에서 장애아동을 받아주는 단 두곳의 보육원중 한 곳이라고 합니다. 저도 후원에 참여할 생각입니다. (031-884-0533, 농협 203027-51-035177 오순절 평화의마을)

재인이 검사 결과

재인이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모든 검사를 끝내고 금요일아침에 외출을 나왔다가 오늘(일요일) 다시 입원하였습니다.

그동안 받은 검사는 대부분 정상으로 나왔고, 시신경 검사만 좋지않게 나왔습니다.

첫날은 시신경검사와 유전자검사, 흉부엑스레이 촬영을 했는데, 시신경 검사 결과가 2-3일 걸려서 나왔습니다. 유전자 검사는 한달이상 걸리기 때문에 아직 알 수 없지만, 부모가 모두 정상인 경우 유전자가 이상일 확률은 5%미만이라고 합니다.

둘째날은 오전에 외출을 해서인지 아무런 검사도 받지 않았습니다. 검사는 특별히 순서가 있다기 보다 그때 그때 가능한 시간에 하는 것 같습니다.

세째날은 뇌파검사와 심장초음파 검사를 했고 결과는 바로 나왔습니다. 정상이었습니다. 시신경 검사결과가 이날 나왔는데 ‘양쪽 눈 모두 시신경이 전혀 잡히지 않는다’고 하여 굉장히 놀랐습니다. 지금 앞을 잘 보는 아이이지만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하니 부모의 마음이 어땠겠는지요.

네째날은 MRI검사를 받았는데 검사결과는 바로 알 수 있지만, 선생님께서 외부로 나가시는 바람에 설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MRI검사는 뇌에 있을지 모르는 이상을 검사하는 것이라 제일 중요한데다가 시신경 검사 결과도 좋지않아 혹여 이상이 있을 까봐 마음 졸이며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다섯째날 오전에 MRI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집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MRI 결과 특별한 문제는 없는데 키아리 증후군(Chiari Malformation)이 약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선생님이 별 문제 없다는 말을 먼저 해주면 좋은데…
한쪽 화면에 재인이 MRI사진을 띄워놓고 반대편 화면으로 다른 검사결과를 찾으며 “정상인 사진을 보여줘야 이해하겠지?”라고 혼잣말을 하시는데, ‘우리아이는 정상이 아니구나!”하고 심장이 철렁했습니다.
그리고, 이날에야 비로서 시신경 검사도 큰 걱정은 안해도 된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선생님 한마디 한마디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보호자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으신 점이 야속하더군요. 좋은 선생님인데 표현이 직설적이시라 뜻하지 않게 상처를 주시는 편입니다. 그래도 솔직하고 자세한 설명을 많이 해주시는 경우가 더 많아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따로 알아보니 ‘시신경이 잡히지 않는다’는 말은 눈에 빛을 비추었을 때 뇌파에 반응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인데, 영유아에게 사용할 수 있는 정확한 검사방법이 없어 사용하는 방법으로 정확도가 높지 않다고 합니다.

‘키아리 증후군’은 한스 키아리라는 분이 1891년에 발견한 것으로 소뇌 아래쪽이 척수쪽으로 빠져나가는 뇌기형의 일종입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두개골 유합증으로 뇌가 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할 때, 특히 재인이처럼 후두부 유합증으로 머리뒤쪽이 제대로 자라지 않는 경우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합니다. 재인이는 한쪽만 유합증이 발생해서 소뇌도 한쪽만 눌려서 약간 내려가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재인이 두개골 사진, 치료 시작

재인이 CT사진

재인이 오늘 부터 입원하여 수술준비를 했습니다.
시신경검사, 흉부 X-ray, 유전자검사를 했습니다.
유전자 검사는 결과가 나올때 까지 1달이상 걸린다는 군요.
시신경검사는 두개골에 이상이있거나 다른 어떤 이유로 뇌압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 시력을 잃을 수도 있기때문에 혹시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흉부 X-ray는 잘은 모르지만 폐기능에 이상이 있을까봐 하는 것 같습니다.

재인이 입체CT 찍은 결과를 CD로 받아서 다시한번 보았습니다. 혹시 그날 잘 못 본것이 아닐까 아직도 미련을 못버리고 다시 보았지만 역시 재인이는 유합증이 맞군요. 사진에 표시한 부분이 반대쪽과 많이 다르지요. 아직 궁금한건 유합증이 있는 부분에 자잘한 구멍들이 보이네요. 아직 어려서 봉합선이 완전히 융합되지는 않아서 수술이 조금 더 간단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여 이렇게 정확하게 두개골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수술 기술도 많이 발전해서 너무 다행스럽습니다만, 모순되게도 과학이 발달하면서 이런 희귀병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반도체 설계 얘기를 쓰려던 블로그에 육아일기가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이젠 의학지식과 머리뼈 사진이 올라오는 군요. 불과 며칠전만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내일 아침엔 조금 먼 친척분이 계신 병원에 가보려합니다. 두군데 이상 의견을 들어보는게 좋다고 하고, 친척이시라 조금 더 진솔한 상담을 받을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 10/9/7 —
자료를 찾아보니 유합증이 발생한 위치에 있는 작은 구멍(?)은 지압흔(beaten copper appearance)이라고 하는 것이네요. 뇌압이 높을때 보이는 것인데 지압흔이 있다고 무조건 뇌압이 높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합니다.

재인이 두개골 조기 유합증 판정

블로그에 유익한 글을 쓰려고 나름 노력은 하는데 실천이 잘 안되는 두아들의 아빠입니다.
둘째 아들도 태어나고 또 신변에 변화를 준비하는 부분이 있어서 정신 없이 지냈었습니다.

4개월전 둘째 아들 재인이의 출산을 블로그로 알려드린 적이 있었는데, 이 녀석 큰 일을 벌이고 말았습니다.
태어났을때 머리한 쪽에 두피아래 피가 고이는 ‘두혈종’이란게 있었는데, 당시 산부인과에 병설로 있는 소아과에선 한 달안에 없어진다고 걱정할 필요 없다고 했었습니다.
그리곤 정말 한달이 채 못되어 두혈종은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볼록했던 그자리가 오히려 오목해지더군요. 신생아들 두상에 어느정도 변형이 있는 것은 흔한 일이라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만, 시간이 흐를 수록 두상이 비대칭이 되면서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설마 설마하던 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정상적인 두개골(좌), 후두부 유합증(우)

사람의 머리 즉 두개골은 본래 여러조각으로 나눠어있다가 차츰 하나로 단단하게 붙게 되는데, 영유아 시기에 뼈와 뼈사이의 봉합선이 일찍 붙어버리는 경우를 ‘조기유합증’이라고 합니다. 봉합선이 붙는 형태에 따라 몇가지로 구분되는데, 재인이는 위 사진과 유사한 ‘후두부 유합증’입니다.

이 때문에 유합증이 발생한 부분의 뼈가 자라지 못해 움푹 들어간 모양이 되고, 나머지 부분만 성장하면서 뒤통수 한쪽만 자라고 있었습니다. 아직 5개월이 채 못된 시기라 큰 합병증이 예상되지는 않지만, 시기를 놓쳐서 뇌압이 지나치게 상승하는 경우 시력을 잃는 다거나 지능이 떨어지거나 최악의 경우엔 전신마비에 이를 수도 있다고합니다.

다행히 조기(6개월 미만)에 합병증 발생 전에 수술을 하면 상당히 개선이 되고 거의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1주일동안 여러가지 검사(특히 뇌압검사가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후 두피절개와 두개골 부분 절단을 수반하는 수술을 생후4-5개월짜리 아기에게 해야하고 두달 후에 재수술을 해야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더 복잡하고 오래걸릴 수도 있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한다는 것이 아직도 실감나지 않습니다.

마냥 예쁘기만 한 재인이에게, 제 가족에게 이런 시련이 찾아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야속합니다. 그동안 큰 고생없이 주위에 큰 불행없이 살아온 것에 세삼 감사하게 생각하게 되고, 그동안 너무나 행복하면서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재인이 엄마가 열심히 인터넷으로 공부한 결과 여러 병원에서 수술이 가능하지만, 아주대학교 병원의 윤수한 교수님이 개발한 수술방법이 수술시간이 짧고 성공률도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윤수한 교수님은 만나뵈니 느낌이 굉장히 독특한(?) 분이셨는데, 이미 경험한 환아(아픈 아기) 보호자분들이 한결같이 칭찬일색이라 안심이 됩니다. 직접 카페(http://cafe.daum.net/Cranioface)를 운영하시고 신속하고 상세한 답변을 주시는 것만 봐도 참 은혜로운 분이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D CT 촬영중인 재인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재인이는 유합증이 한 부분에만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뼈와 뼈가 만나는 곳은 모두 유합증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한 경우 모든 봉합선이 붙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수술로 절개,분리 해야하는 곳이 많아지는데, 재인이는 뒤통수 한쪽만 수술하면 되니까요.

그리고, 아주대학교 병원이 집에서 불과 15분 거리라는 것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시느라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것만으로도 다행스러운 것이지요. 이런일이 생길 줄 미리 알고, 일년 전에 제가 수지 끄트머리로 이사오게 된 것일까요? 참 묘한 운명의 장난 같습니다.

두개골 조기유합증은 2500명당 한명 꼴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아이의 두상이 비대칭이거나 평균보다 작거나, 큰 경우 조기에 3D CT를 찍어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비용도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12만원선). 큰 병원에서는 출산후 유합증 검사를 하는 곳도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아주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엔 간단한 내시경 수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합니다.(확인해보니 내시경 수술은 더이상 하지않는다고 합니다)

저도 아직 늦지는 않았다고하지만 더 일찍 적극적으로 알아보지 않은게 참 어리석었단 생각이 듭니다. 두혈종이 있었을 때 미리 확인해주지않은 소아과나 산부인과가 원망스럽긴해도 괜찮을 거란 말을 아무런 의심없이 받아들인게 잘못이지요.

p.s. 태아보험이나 어린이보험도 하나씩은 꼭 들어두시기 바랍니다.

영어로 숫자세는 재희

오늘은 숫자의 달인, 독학 배재희 선생을 소개합니다.
독학 배재희 선생은 일찌기 18개월에 엘레베이터에서 1층부터 15층까지 줄줄이 읽어 아파트 주민들에게 ‘숫자읽는 아기’로 명성(?)을 높이었고,
27개월에 한국어로 999까지 읽고, 영어로 twenty까지 읽었습니다.
현재는 천단위 숫자를 독학으로 공부하고 있으며, 영어로 ninety nine까지 습득하였습니다.

아래는 독학 배재희선생이 37개월일 때 그네타며 영어로 숫자를 세고 있는 영상입니다. ㅋㅋㅋ

영단어 읽는 재희

간만에 올리는 재희 동영상입니다.
6개월 전에 영단어 읽는 모습을 한번 올렸었지요. 그동안 좀더 나아졌을까요?
이제 읽을 수 있는 단어가 몇개인지는 큰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처음보는 단어도 곧잘 읽거든요.

지난주말에 재희를 차에 태우고 재희가 좋아하는 던킨도너츠에 가고있었는데, 앞에서 신호대기하는 덤프트럭 뒤에 ‘IEVLU’ 인가 ‘IVLUE’ 비슷하게 써있더군요. ‘이건 뭐에요?’ 라고 묻는 재희한테 ‘글쎄 뭐지? 잘모르겠는데?’ 그랬더니 ‘이블루’라고 제 맘대로 읽어서 오히려 가르쳐주네요. 그리고 나서 도너츠를 먹고있는데 그 차가 또 지나가는 것을 보더니 ‘어? 이블러 저기로 갔어요’하더니 몇번을 더 ‘이블루는 어디갔어요?’하는군요. 아무튼 단어를 금방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이제 단어와 뜻을 연결해서 기억하는게 중요한 것이지요. 단어는 되도록 한글과 영어를 동시에 알려줍니다. 같은 사물을 여러가지 이름으로 알려주는데 혼란을 느끼지 않는게 참 대견합니다. 또 영어를 알려주면 꼭 스펠링을 알려달라고 해요. 당연히 “스펠링 알려주세요”라곤 안하구요.(4살짜리가 쓸 표현이 아니지요??) 예를 들어 ‘버내너’라고 알려주면 “버내너 써줘요”그럽니다. 그게 처음엔 정말 종이에 써달라는 얘긴 줄 알았는데 그냥 스펠링을 불러달란 얘기더군요.

어제는 거울 그림을 보여주고 ‘거울’과 ‘mirror’를 가르쳐줬는데 거울을 얼굴이라고 하네요. ‘ㄱ’과 ‘ㅇ’자음을 거꾸로 기억한 건지 아니면 ‘이건 재희 얼굴을 보는 거울이야’라고 설명한 걸 잘못 기억했는지.. ㅎ

어제 재희가 잠들기전에 재희 외할아버지가 사준(재희가 영어 좋아한다고…) 영단어책을 같이 읽었습니다. 제 가르쳐준 적이 없는 단어가 적지않은데 꽤 많이 아네요. ^^ 마주보고 앉아서 화면이 거꾸로 되어있어서 조금 어지러우실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