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인이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모든 검사를 끝내고 금요일아침에 외출을 나왔다가 오늘(일요일) 다시 입원하였습니다.
그동안 받은 검사는 대부분 정상으로 나왔고, 시신경 검사만 좋지않게 나왔습니다.
첫날은 시신경검사와 유전자검사, 흉부엑스레이 촬영을 했는데, 시신경 검사 결과가 2-3일 걸려서 나왔습니다. 유전자 검사는 한달이상 걸리기 때문에 아직 알 수 없지만, 부모가 모두 정상인 경우 유전자가 이상일 확률은 5%미만이라고 합니다.
둘째날은 오전에 외출을 해서인지 아무런 검사도 받지 않았습니다. 검사는 특별히 순서가 있다기 보다 그때 그때 가능한 시간에 하는 것 같습니다.
세째날은 뇌파검사와 심장초음파 검사를 했고 결과는 바로 나왔습니다. 정상이었습니다. 시신경 검사결과가 이날 나왔는데 ‘양쪽 눈 모두 시신경이 전혀 잡히지 않는다’고 하여 굉장히 놀랐습니다. 지금 앞을 잘 보는 아이이지만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하니 부모의 마음이 어땠겠는지요.
네째날은 MRI검사를 받았는데 검사결과는 바로 알 수 있지만, 선생님께서 외부로 나가시는 바람에 설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MRI검사는 뇌에 있을지 모르는 이상을 검사하는 것이라 제일 중요한데다가 시신경 검사 결과도 좋지않아 혹여 이상이 있을 까봐 마음 졸이며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다섯째날 오전에 MRI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집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MRI 결과 특별한 문제는 없는데 키아리 증후군(Chiari Malformation)이 약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선생님이 별 문제 없다는 말을 먼저 해주면 좋은데…
한쪽 화면에 재인이 MRI사진을 띄워놓고 반대편 화면으로 다른 검사결과를 찾으며 “정상인 사진을 보여줘야 이해하겠지?”라고 혼잣말을 하시는데, ‘우리아이는 정상이 아니구나!”하고 심장이 철렁했습니다.
그리고, 이날에야 비로서 시신경 검사도 큰 걱정은 안해도 된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선생님 한마디 한마디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보호자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으신 점이 야속하더군요. 좋은 선생님인데 표현이 직설적이시라 뜻하지 않게 상처를 주시는 편입니다. 그래도 솔직하고 자세한 설명을 많이 해주시는 경우가 더 많아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따로 알아보니 ‘시신경이 잡히지 않는다’는 말은 눈에 빛을 비추었을 때 뇌파에 반응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인데, 영유아에게 사용할 수 있는 정확한 검사방법이 없어 사용하는 방법으로 정확도가 높지 않다고 합니다.
‘키아리 증후군’은 한스 키아리라는 분이 1891년에 발견한 것으로 소뇌 아래쪽이 척수쪽으로 빠져나가는 뇌기형의 일종입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두개골 유합증으로 뇌가 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할 때, 특히 재인이처럼 후두부 유합증으로 머리뒤쪽이 제대로 자라지 않는 경우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합니다. 재인이는 한쪽만 유합증이 발생해서 소뇌도 한쪽만 눌려서 약간 내려가 있는 모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