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2 구입기/개봉기

3월11일. 애플 아이패드2가 출시되는 날이었습니다.
전과는 달리 오후 5시부터 판매가 시작되더군요. 온라인판매는 새벽1시부터 시작되었고 1시에 주문을 하면 1-2주안에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아침에 확인하니 이미 배송이 2-3주걸리는 것으로 나오더군요.

물론 아이패드2를 빨리 사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도 신문등으로만 보던 애플스토어 앞에 늘어선 긴 행렬 속에서 그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이틀전 부터 줄을 서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지만, 당일 점심시간에만 가서 줄을 서도 충분히 살 수 있을 것같더군요. 하지만, 양심상(?) 오후 4시에 나갔습니다.

회사 근처에 가까운 애플스토어는 쿠퍼티노, 팔로알토, 로스가토스 등 다섯군데나 있으니 구매자들이 분산될텐데 외진 곳이 사람들이 적은 반면 물량도 적겠죠. 팔로알토 애플스토어가 가장 줄을 길게 서는 것으로 유명하니 제외하고, 쿠퍼티노에 있는 밸리페어로 갔습니다.

밸리페어는 근처에서 제일 큰 편에 속하는 쇼핑센터입니다. 다른 애플스토어와 달리 쇼핑센터 안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건물안에 줄을 설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갔습니다. 그런데 4시30분에 밸리페어에 도착하니 애플스토어 앞에 줄이 엄청 짧더군요. 끽해야 50명정도가 서있었습니다. 조금 이상해서 물어보니 통로끝으로 가서 건물 밖으로 나가라고 하더군요.

나가보니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실내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들은 하루이틀 전에 와서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어쩐지 다들 몰골이 말이 아니더군요.

판매가 시작되는 5시까지 30분동안은 꼼짝않고 제자리에 서있었습니다.
병원에서 유니폼도 안갈아입고 바로 퇴근한 아주머니와 노신사분 한분과 함께 기다렸는데, 이 아주머니가 아주 유쾌하셔서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32GB AT&T를 사고싶다고 하시더군요. 줄 서 있는 사람들은 모두들 서로 무슨색을 살건지 몇기가가 필요한지 물어보며 한마음이 되어 기다렸습니다.

5시가 되니 줄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두시간 정도 지나니 드디어 저멀리 줄이 끝나는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상에 작게 보이는 하얀텐트 두개가 기다림이 끝나는 곳입니다.

뒤를 돌아보니 제가 줄을 처음 섰던 곳까지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그뒤로도 어디까지 섰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드디어 고지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안내를 하기 시작하는군요. 16GB 화이트 모델이 모두 소진 되었답니다. 제가 사려고했던 것도 16GB 화이트였는데 말이죠. 조금 지나니 16GB 전모델과 AT&T 32GB가 다 팔렸답니다. 같이 기다리던 아주머니가 난색을 표하더군요. 과연 64GB AT&T를 사야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더 기다리니 AT&T 전모델이 소진되었다고 합니다. 32GB,64GB WiFi와 버라이즌 64GB제품만 남았다는군요. 함께 기다리던 동료(?)들이 대거 이탈하였습니다. 꼭 AT&T를 쓰고 싶다며 쿨하게 발길을 돌리더군요. 버라이즌이 통화품질은 더 좋은데도 사람들이 AT&T를 선호하는 것은 좀 의외였습니다. 이미 애플빠들은 모두 AT&T로 갈아탔기 떄문일까요?

하얀텐트가 있는 곳 까지 가니 애플직원들이 티켓을 나눠주기 시작했습니다. 32GB WiFi도 흰색이 다 팔려서 검정색 두대를 사겠다고 하고 티켓을 받았습니다. 경험이 많아서인지 전체적으로 일사분란하게 잘 운영하더군요. 그리고 사람들도 통제를 잘 따라 주었습니다.

드디어 티켓을 들고 애플스토어에 입장. 노련한 직원들이 필요한 제품을 가져와 계산을 해줬습니다. 어렵게 들어온 곳이라 다시 나가기가 아쉽더군요. 한동안 이리저리 구경을 했습니다. 스마트 커버와 HDMI커넥터외에는 아이패드2용 악세사리가 없더군요.

애플로고가 새겨진 비닐가방에 아이패트와 스마트커버, HDMI커넥터를 담아주었습니다.

자.. 이제 집으로 가져와서 개봉을 했습니다.

심플한 박스를 여니 보호필름에 싸인 아이패드 2 등장

박스에 담긴 내용은 전과 다름없이 단촐합니다.

설명서라고 할 수 없는 정도의 간단한 안내와 케이블, 스티커…

미국용이니 110V용 충전기가 들어있습니다. 110V 충전기는 돼지코가 접혀서 휴대하기 참 좋지요. (오른편은 한국에서 쓰던 220V 충전기)

뒷면… 32GB WiFi 제품을 샀습니다.

전원을 켜니 iTunes에 연결하라고 합니다.

액티베이션 후 기본 화면. 포토부쓰가 추가된게 보이네요.

스마트커버. 이놈이 진짜 물건이죠. 잡스횽이 시연했던 하늘색으로 샀습니다. 의외로 오렌지 색이 인기가 많아서 재고가 부족하더군요.

아시다시피 스마트커버는 자석이 들어있습니다. 엔가짓에 올라온 냉장고패드(Frdge Pad)를 따라 해보았습니다. 스카트커버와 아이패드는 생각보다 견고하게 붙어있지만, 놔두면 조금씩 미끄러져 내려옵니다. 스마트패드의 제일 윗칸을 문 윗쪽으로 접어서 붙이면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아도 잘 붙어있더군요.

이날 얼마나 줄을 길게 섰었는지 궁금해서 위성사진으로 보니, 제가 도착했을때 기준으로 300미터 이상 줄을 섰었더군요. 1m당 2명이 설 수있다고 하면 실내에 있었던 사람들까지 700명가량 었었고, 제가 살때까지도 최소한 저만큼 서있었으니 최소 천오백명이상 줄을 서있었던거죠. 대단한 인기인 것 같습니다.

같은날 같은 시간 타겟과 월마트 AT&T 매장에서도 아이패드를 판다고 광고가 나갔지만, 실제론 매장당 5-10개정도만 판매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주가 지난 아직까지도 아침에 들어오는 몇개의 아이패드를 사기 위해 전날 부터 줄을 서는 사람들이 적지않게 있다고합니다. 중고장터인 craiglist엔 천불씩 매물이 올라와있고.. 품귀현상이 심합니다.

2주만에 Social Security Number 받기

미국에 오면 아마도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이 사회보장번호(Social Security Number)를 받는 것일 것이다. SSN이 있어야 운전면허도 신청할 수 있고, 신용카드도 만들 수 있다. 은행계좌는 SSN이 없어도 만들수 있다.

SSN을 받으려면 가까운 Social Security Office(SSO)에 가서 신청하면 된다. 신청후 3~4주 후에 집으로 배달된다. 간단하다. 그런데, 3~4주라는 기간도 짧지 않은 시간인데 간혹 8주가 걸리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SSN이 없이는 신용카드도 못만들고 간혹 월급을 못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기다리기가 곤란할 수 있다.

이렇게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카드가 아니라 번호만 있어도 된다.
소셜시큐리티카드를 제시할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의 경우 SSN번호만 알고 있으면 된다. 번호는 카드보다 먼저 나오기 때문에 미리 번호만 물어봐서 알아두면 된다.

2. 입국 10일 후에 신청한다.
만일 입국한지 10일이 채 지나지 않았다면 입국기록이 전산등록이 되어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해도 신청은 가능하지만 확인절차등이 추가 되어 훨씬 오래걸리게 된다.
공식적으로는 10일이 걸린다고 하지만 실제론 그보다 조금 빠를 수 있기 때문에,
필자는 입국 2주만에 SSN이 필요한 상황이라서 입국 8일 후에 SSO에 방문하여 전산등록이 되어있다면 신청하겠다고 하였다.

3. 전화로 번호 확인(?)
SSO의 직원은 신청 후 4~5일 후에 전화(1-800-772-1213)로 번호를 알 수 있다고 했고, 지인 중에도 전화로 번호를 확인한 경우가 있었으나, 막상전화를 해보니 불가능하다고 했다. 전화 연결에 시간이 오래걸리고 또 입력하라고하는 내용도 많아 불편하여 다시 SSO에 방문하여 SSN번호를 받았다. 신청후 5일후 였다.

4. 기타
가까운 SSO는 이곳에서 Zip code를 넣어 검색하면 된다.
SSO에 도착하면 번호표를 뽑고, 한켠에 비치 되어있는 SS-5 양식을 작성하면 된다.

필자는 제일 가까운 Mountain View SSO에 갔었는데, 처음엔 위치를 찾느라 조금 헤매였다.
쉘 주유소 바로 옆 Global Trust Bank건물 3층에 있었다.

Heavenly in Lake Tahoe

Heaven, I’m in heaven…

미국에 도착한지 일주일만에 보드타러 레이크타호에 다녀왔습니다.
보드 끊은지 4년만에 혼자서는 엄두도 못냈을 일인데… 같은 회사에 있는 준우와 자일링스에 있는 남훈이, 그리고 램버스에 계신 댄오박사님 덕분에 생각지 못한 즐거움을 느끼고 왔습니다.  

기막힌 타이밍. 때마침 내린 폭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맑은 날씨였다는데… 폭풍이 온다는 일기예보와 함께 폭설이 내렸습니다.

무릎까지 푹푹 빠져버리는 한국에선 겪어보진 못한 설질. 무릎까지 빠지는 파우더에 잘 뭉쳐지지도 않는 건설… 처음엔 한번 넘어지면 일어나질 못하겠더군요. 손으로 짚어야 일어날텐데… 짚으려고하면 어깨까지 빠져버리니…

폭설로 인해 타호에서도 좀처럼 보기어렵다는 설질을 맛본 것은 장점이었지만,
대부분의 리프트가 운행을 안했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산호세에서 레이크타호까지는 부지런히 가도 4시간이 걸리는 거리입니다. 돌아올때는 폭설로 인한 극심한 정체로 6시간정도 걸린 것 같네요. 차 막히지 말라고 점심 먹고 바로 출발했는데 편도1차선 도로에서 체인컨트롤을 하는 바람에 앞서가던 차들이 바퀴에 체인을 달때까지 빼도박도 못하고 기다려야했습니다.

체인을 설치해야만 지나갈 수 있는 ‘체인 컨트롤’이란 것도 생소했지요. 체인이 없으면 구입해서 달아야 지나가 갈수 있습니다. 하지만, 4륜구동차는 체인없어도 패스~ 아우디 콰트로의 진가를 느끼고 왔습니다.

아래 위성사진에서 오른쪽 아래에 지렁이 꼬물꼬물 지나가는 듯한 부분이 Heavenly 리조트의 스키 트레일들입니다. Heavenly가 상당히 크다고 생각했는데 호수가 워낙에 크니 상대적으로 무척 작아보입니다.

여름 타호는 가보았지만, 겨울 타호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타호에는 크고 작은 리조트들이 많이 있다고합니다만, 타호의 3대 스키장은 Squaw Valley, Northstar, Heavenly인데, Squaw는 동계올림픽을 열었던 곳이라 유명하고 시설도 좋은 반면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Heavenly를 소유한 회사가 Northstar를 합병했다고 하네요. 그 결과 Heavenly 시즌권이 있는 사람은 Northstar까지 갈 수 있게 되었으나, 다음 시즌부터 가격이 많이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남훈/준우에게 줏어 들은 이야기 ^^)

미국도 크리스마스부터가 성수기라 19일부터 시즌권 가격이 폭등하더군요. 위에 말한 합병의 영향인지 12월18일까지 379불인 시즌권이 19일부터 799불로 두배이상 뛰어버린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시즌권도 질러버렸습니다. 과연 몇번을 더 갈지 모르겠지만…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 주 경계에 있다보니 리조트 바로 근처에 카지노가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라스베가스가 있는 네바다 주는 카지노가 합법이죠). 포카실력이 좋은 남훈이를 따라 갔다가 룰렛으로 약간 땄습니다. 몇년 전 Reno에 갔을 때 개발한 잔재주를 발휘했죠.

사실 첫날은 그리 즐겁지많은 않았습니다. 4년동안 보드를 타지않은데다가 프리스타일 보드를 안탄지는 6년도 넘어 프리스타일 스탠스에 적응도 안되고, 최근 몇년간 숨쉬기 운동밖에 안해 체력은 초저질인데 넘어지면 푹푹빠지는 바람에 체력이 완전 고갈…

하지만, 둘째날에는 좀 탈만하더군요. 프리스타일 자세는 포기하고 스탠스를 알파인처럼 돌려버렸고 설질도 솜사탕같던 마른 눈에서 뽀드득 거리는 뭉치는 눈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파우더에서 타는 방법도 조금 익숙해졌구요. 덕분에 재미있게 탔습니다. 마지막에는 더블다이아몬드 코스에서 탔는데 경사는 심하지만 워낙 눈이 푹신해서 탈만했습니다.

체력은 딸렸지만 중간중간 쉬면서 저 멀리 하늘 같기도 바다 같기도한 호수를 바라보며 이곳이 왜 Heavenly인지 실감하면서 말이죠.

Thanks to 준우, 남훈, 영일 & Dan 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