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비디오 게임

어릴적 기억으로 남아있는 비디오 게임은 Atari의 Pong이다. 초등학교 1~2학년이었던 당시엔 그게 아타리인지 퐁인지 알리 없었고, 아버지가 게임기라고 들고오셔서 TV에 연결했고 사촌 형이 엄청 신기해했던 기억이난다. (생각해보면 아버지는 상당한 얼리어댑터이셨던 듯. 사실 83년도에 내게 애플2컴퓨터를 쓰게 해주신게 결국 내 직업을 결정했다.)

Atari의 Pong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리 재미있지도 별로 하고 싶지도 않았던 게임이다. 81~82년 당시 가정에서 비디오게임을 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겠지만, 사촌형을 따라간 오락실에서 갤러그(Galaga)를 본 적이 있던 터라 이미 보는 수준이 높아져있었다.

전설의 갤러그

아무튼, 두명이 TV앞에 앉아 조이스틱도 아닌 딸랑 오디오 볼륨(정식명칭은 패들) 두 개를 하나씩 잡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동안 이 Pong이 가장 원시적인 비디오 게임이라고 생각했고 당시 기술론 테니스게임을 그정도로 밖에 구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걸 붙잡고 게임이 가능했다는게 더 신기한 패들(paddle)

하지만, 무려 1958년도에 물리학자인 William Higinbotham이 만든 게임이 있으니 바로 Tennis for Two이다. 제대로된 모니터(CRT)를 이용한 것도 아닌 연구실 오실로스코프를 이용하여 심심풀이로 만들었다니 정말 geek하다.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니 그 디테일이 장난이 아니다. 70년대에 만든 pong에 비해 무척 완성도가 높다.

위키피디아의 History of Video Games에 따르면 Tennis for two이전에 1950년대초부터 컴퓨터게임/비디오게임이 존재했다고 한다. 주로 천공카드를 이용한 초기의 컴퓨터게임이었고 그중에서도 1961년에 MIT의 Steve Russel의 Spacewar!가 유명하다. 엄청난 크기의 컴퓨터(PDP-1)가 필요했으나 우주선 두 대가 등장하는 꽤 그럴싸한 게임이었다(Youtube 링크: 화질이 썩 좋지않아 우주선만 보이고 미사일이  보이지 않음). 이 게임을 보고 놀란부쉬넬이 아타리를 창업하였고, 아타리에서 잡스와 워즈니악이 하드웨어를 배워 애플을 설립하였으니 그 영향력은 엄청난 것이었다.

Steve Russel과 PDP-1

p.s. 이런 사람들이 지금의 IT분야를 개척한 사람들이 아닐지…
p.s. 수십년전 과거를 검색만하면 생생한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Youtube는 참 유용하다. (물론 과거를 재현하여 기록한 사람들의 공이 있기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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