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인이 수술 잘 끝났습니다.

어제 아침 7시40분 경에 수술실에 들어갔는데 수술 준비, 뇌압검사, 수술까지 하고 회복실에서 재인이를 다시보게된 시간은 11시 20분이었습니다. 마취가 덜 깬 상태로 흐느끼고 있었는데, 이내 정신 없이 울더군요.

회복실에서 찍은 재인이 사진은 조금 보기 안스러워서 살짝 모자이크 처리도…

회복실에서 한시간 넘게 있었는데 처음엔 몸에 이런저런 센서와 산소튜브등 달려있는게 많고 안을 수도 없다고 해서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달래야할지 모르겠었는데, 보듬어주면서 나지막히 노래를 불러주니 재인이가 조금 안정을 취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지쳤는지 잠이 든 채로 엑스레이도 찍고 입원실로 옮겼습니다. 다시 심하게 울기시작하더군요. 한참을 울고나서 지쳤는지 울음이 잦아들었는데 안고있는 것보다 오히려 침대에 눕혀놓으니 더 안정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안고 있으면 머리가 더 흔들려서 그렇다네요.

전신마취에서 깨어나면 1~2일 길면 3~4일까지 등을 두드려줘야합니다. 폐 속에 붙은 노폐물들을 떨어뜨리지 않으면 열이 오르고 폐렴이 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연이은 수술 때문에 재인이 수술이 끝나고도 의사선생님을 만나뵐 수가 없었습니다. 한 나절동안 재인이를 두드리다보니 교수님이 까페에 수술 기록을 올린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수술시간이 길었기에 불안했었는데 수술이 잘 되었다니 너무 다행이었습니다.

저녁 늦게 선생님께서 회진을 도셨고 수술이 잘 끝났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수술 중에는 수혈을 하지않았습니다. 6개월 미만의 어린아이들은 수술이 일찍 끝나서 수혈이 필요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재인이는 수술 중엔 수혈을 하지 않았지만 오후에 피 검사를 해보니 헤모글로빈 수치가 떨어져있어서 밤에 수혈을 받았습니다. 수혈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조금 꺼림칙했지만 그래도 병원의 방침을 따라야했지요.

밤새도록 장모님과 재인이 엄마와 같이 재인이 등을 두드려주느라 고생을 했습니다. 재인이는 등을 제법 세게 치는데도 곧잘 잤습니다. 아침에 수술부위 소독도 하고 드레싱도 새로 해서 깔끔해진 모습으로 사진 한장 찍었습니다. 어제보단 부기가 약간은 빠진 것 같네요. 어쨰 눈이랑 얼굴이 부으니 아빠랑 더 닮아진 것 같습니다.

수술이 제일 중요하지만 사실 수술 끝난다음이 더 힘들군요. 그래도 아이가 어려서 나은 편이고 수술이 늦으면 수술 자체도 오래걸리고 합병증도 많고 회복도 더디니 이정도도 감사해야지요.

이제 부기가 빠지면 내일 정도부터 신연기를 조금씩 돌려서 두개골 사이의 간격을 벌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재인아 수고많았다 조금만 더 참아보자.

9 thoughts on “재인이 수술 잘 끝났습니다.

  1. 안녕하세요??
    교수님까페와서 글을보다가 여기와서 보게되네요
    저희아들도 4개월에 윤교수님께 수술받았어요
    작년 12월28일에요.3월에 신연기 제거하고 지금은 추적중이지요
    4개월에 하셨다고 하셔서 …글을 읽어보니 그때 생각이 너무나 생생해서…이렇게 글을 씁니다. 그리고 아래글 보니 시신경에 대해서 나와있는데 어쩌면 저희아들하고 똑같네요
    저희 아들도 시신경만 안좋고 다른것은 별 이상없었거든요..
    수술하고 하루가 지나니 이제는 큰 산을 넘으셨네요
    고생 많이 하셨어요..아기도 너무너무 고생했네요
    앞으로도 아기 잘 돌보시고..힘내세요~~^^

    •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글 달아주셔서 더 고맙구요.
      지원이가 재인이와 똑같았군요?
      결과가 어떠셨는지 지금 지원이는 어떤지 너무 궁금합니다.
      시신경 검사는 다시 해보셨는지요? 재인엄마가 많이 걱정하거든요.

  2. 수술이 잘되었다니 정말 고마운 일이네.엄마되고 보니 남의일 같지 않고 마음이 많이 아프다. 일찍 발견해 다행이고 회복도 빠를 수 있다니 더 다행이고 재인이 잘 이겨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
    그리고 부모도 장기전일테니 몸 마음 단단이 챙기고 마음으로 응원할께

    • 그르게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더라고…
      저렇게 작은 아기에게 수술이라니 상상도 안되지
      응원해줘서 고마워~

  3. 네..수술 하고 나서 다음주에 시신경 검사 합니다.
    결과가 잘 나오면 좋겠네요..걱정은 되지만 잘 될거라 믿고 있어요..지원이도 보면 아주 작은 것도 손으로 집고 시력이 나쁘진 않는데…아마 잘 되겠지요..^^
    아이가 아프면 저희는 정말 정신이 없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는데 재인아빠는 이렇게 하나하나 빠뜨리지 않고 신경쓰시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재인이도 잘 될거에요~~^^

    • 댓글 감사합니다.
      재인이는 이제 수술한지 일주일 되었으니 시신경 검사를 또 하겠네요. 결과가 잘 나왔으면 좋겠네요.
      지원이는 두번때 시신경 검사에서 결과가 잘 나왔는지 궁금하네요. 아주 작은 것도 잘 본다니 다행이네요.
      지원맘님 덕분에 많이 안심이 되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4. 안녕하세요? 재인이 엄마와 몇 번 통화했던 서율이 엄마입니다. 교수님 까페서 재인이 이름보고 수술했구나.. 생각했엇는데, 수술 잘 되서 다행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힘들지만, 곧 오늘을 기억하지 못하는 아기와 그 기억으로 인해 아이의 소중함을 더욱 깨닫게 된 부모만 남을테니.. 힘내세요!!

    • 안녕하세요. 재인이 엄마에요.
      방문해주셨네요^^

      늘 마음속으로 너무나 감사드리고 있답니다.
      서율이 엄마의 마지막 말이 가슴깊이 와닿네요.

      저도 이제는 정신을 차리고 여유도 생겼네요.
      병원에와서 제 주변 모든것들에 감사함도 알게되었구요.

      또 뵐께요^^

    • 서율어머니 여기까지 들러주셨네요.
      저희가 수술을 앞두고 정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가 사실 첫째아이를 더 예뻐하고 둘째한텐 좀 소홀 했었는데, 이런 일이 있고보니 둘째한테 너무 미안하고 또 그만큼 애정이 커졌습니다.

      서율어머니처럼 지금의 일을 추억처럼 생각하고 살게될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참 편해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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