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인이 수술 D+13

수술 전과 수술 10일 경과후 CT사진 비교

내일이면 재인이가 수술 받은지 벌써 2주입니다. 수술전에 알게된 서율이는 집이 가까운 편이라 수술후 10일만에 퇴원했다고 해서 저희도 10일이면 퇴원할 줄 알았는데 아직은 퇴원을 하지 못하고있습니다. 수술부위에서 진물이 나오고 있어서 계속 수액을 맞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선생님께서 희망적인 얘길 해주셨는데 내일 진물이 나오지 않으면 퇴원하자는 말씀이었지요. 요새 열감기가 유행하고 있고 병동내에서도 감기에 걸린 아이가 많습니다. 제 첫째 아이도 지난 며칠간 감기로 열이 나고 있구요. 입원 중에 감기에 걸리면 참 복잡해지더군요. 퇴원을 앞두고 있던 아이가 갑자기 열감기에 걸리면서 면역수치가 떨어졌다고 퇴원이 보류됐습니다. 수술 후 항상 씩씩하고 밝았던 아이엄마가 처음으로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하더군요 많이 실망했나 봅니다.

수술 후 10일 됐을 때 입체 CT를 다시 찍어보았습니다. 유합증이 발생한 봉합선 부위를 자르고 신연기를 3개 넣어서 4~5mm 벌려놓은 상태입니다. 수술전에 찍은 사진이랑 각도가 완전히 같지않아서 비교가 애매하지만 좋아진 느낌이고 선생님도 많이 좋아졌다고 하셨습니다.

재인이가 수술 받기 전에 제일 심난했던 경우는 거울 속에 비친 재인이를 볼 때였습니다. 좌우 비대칭인 두상과 얼굴이 평소엔 눈에 익숙해서 그리 이상하지 않다가도 거울에 비추어보면 확연히 그 차이가 보였거든요.

그런데, 어제 재인이를 거울에 비추어보니 이제 별로 이상하다는 느낌이 없네요. 신경쓰고 보면 보이지만 약간만 좋아져도 실제 느껴지는 차이는 큰 것 같습니다. 10일만에 이정도면 머잖아 정상 수준으로 될 것 같다는 기대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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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찾다보니 다른 병원에서 ‘두개골 전체의 뼈를 재 배치하는 방법 (Vault Remodeling Surgery)’로 수술한 환아의 후기를 읽었습니다. 재인이와 거의 같은 시기(5개월)에 수술하였고 후기를 쓴 건 33개월이 된 다음이었는데 경과가 좋다고 합니다. Vault Remodeling방식은 성형외과에서 중심이되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인데 수술시간이 길고 출혈이 많은 단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후기를 보면 수술시간이 생각만큼 길지 않고 무엇보다 사흘만에 퇴원하였고 재수술이 필요없어 수술비까지 저렴하다는 장점까지 생각하면 고려해볼만 한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 수술이 얼마나 무지막지한 수술인지 모른다면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알면서는 차마 선택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정신 건강상 보시지 않길 권하지만 꼭 필요하신 분은 이 곳을 확인해보시기 바람) 생각해 보면 턱뼈나 광대뼈를 깎는 수술도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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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퇴원은 못했습니다. 진물이 멈추지 않아서 며칠 더 두고 봐야한답니다. 추석연휴는 꼼짝없이 병원에서 보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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