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인이 퇴원 했습니다.

재인이가 입원한지 정확하게 4주 되는 날 퇴원 했습니다. 최장 3주라고 예상했고 목표는 수술후 10일 후 퇴원이었는데, 결국 수술하고 19일이나 입원했었습니다.

수술을 마친 다음엔 홀가분한 마음이었지만 예상했던 날짜가 지나기 시작하니 조바심이 나기 시작하더군요. 수술 후 바로 퇴원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주된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전공지식 없이 직접 겪은 내용을 정리한 것이니 틀린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1) 상처 부위에서 진물이 난다.
절개했다가 꿰맨 부분은 금방 아뭅니다. 하지만 신연기가 밖으로 나와있는 구멍 부분은 아무는데 오래걸립니다. 재인이는 제일 아래쪽 신연기 구멍이 제일 늦게 아물었습니다. 눕힐때 쉽게 눌리는 부분이라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빠르면 수술후 10일만에 진물이 멈추고 보통 2주 정도에 멈춘다고 합니다만, 재인이는 19일이나 진물이 나왔네요.

2) 신연기를 돌리는 기간
수술후 3일 후부터 하루에 0.6mm 씩 15일 정도 신연기를 돌립니다. 일주일에 한번 꼴로 CT를 찍고 판단하는데 재인이는 15일은 신연기 세개를 모두 0.6mm씩 돌렸고, 5일은 0.6mm, 0.4mm, 0.2mm 돌리기로 했습니다. 이제 3일 더 돌려야하네요. 신연기를 다 돌리면 1cm정도 남기고 잘라냅니다. 신연기가 길게 나와있으면 아무래도 불안하니 잘라내고 퇴원하는게 속 편하긴 합니다만, 저희는 집이 가까워서 신연기를 자르러 다시 오기로 하고 3일차이지만 최대한 일찍 퇴원했습니다.

옆 병실의 환아가 상처가 다 아물어 퇴원할 수 있는데 신연기까지 자르고 퇴원하려고 며칠 더 입원하다가 병동에서 유행하는 열감기에 걸려서 고생하는 모습을 본 것도 있고 입원비를 절약하기 위해서라도 일찍 퇴원하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만, 멀리서 오신 분들은 신연기를 자르고 퇴원하시는게 덜 번거로우시겠지요.

3) 피검사 결과
피검사로 여러가지를 확인하겠지만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면역수치, 염증수치인 것 같습니다. 피검사결과가 기준이하로 나오면 수액과 항생제를 계속 맞아야하기 때문에 퇴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상처가 아물고 진물이 멈춰도 면역수치나 염증수치가 기준에 못 미치면 계속 수액을 맞아야합니다.

4) 감염
특히 조심할 것 중 하나가 감기에 걸리면 안됩니다. 3시간에 한번 꼴로 체온을 재는데 감기에 걸리면 회복이 늦어지고 염증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퇴원이 늦어집니다.

수술전, 수술후 10일 후 퇴원하기 하루 전에 찍은 CT사진입니다. 신연기로 많이 벌린게 보이지요? 완벽히 대칭은 아니지만, 수술전과 비교하면 뒤통수가 많이 예뻐졌습니다.

위쪽에서 찍은 사진을 비교해도 함몰된 부분이 많이 올라오고, 비대칭도 조금 덜 해졌습니다.

봉합선을 신연기로 벌리는 방법은 수술 후 곧바로 모양이 좋아지지 않고 또 신연기를 돌린 후에도 완전히 대칭이 되지는 않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점점 더 좋아진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는 다는 것과 뇌 용적이 충분히 확보된다는 점은 이 신연기 방식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신연기를 이용한 방법과 비교되는 방법은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던 ‘두개골 전체의 뼈를 재 배치하는 방법 (Vault Remodeling Surgery)’입니다. 솔직히 수술후 3일만에 퇴원한다는 것, 재수술이 필요없다는 것은 정말 부럽네요. 비용도 적기도 하고요.

제 생각엔 두개골에 변형이 심한 경우는 신연기로 벌리는 것만으론 완벽히 교정되긴 좀 어려울 것 같아 Vault Remodeling방식이 교정 효과는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신연기 방식은 아이가 어려서 수술 후에 머리가 많이 자라는 경우에 교정효과가 클 것 같습니다.

Vault Remodeling방식에 아직까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머리뼈를 재배치해도 그 모양대로 뼈가 잘 성장할 것인가”입니다. 뼈라는게 자라는 방향이 있을텐데 말이지요. 그리고 Vault Remodeling방식은 그 방법상 머리크기가 약간 작아진다고 합니다. 뼈를 잘라내고 붙이는 과정에서 소실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뇌용적, 뇌압 면에선 불리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안면에 변형이 심한 경우라면 Vault Remodeling방식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뇌압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수술 후에도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뇌압입니다. 수술이 끝나고 6개월이나 1년에 한번씩 검사를 받는데 뇌압이 높게 나오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두상 교정이 잘 되고 생활에 지장이 없는데 뇌압이 높은 경우에 재수술을 해야하냐’가 아주 큰 문제입니다. 두개골은 그 모양뿐만 아니라 그 속에 있는 뇌가 정상적으로 성장해야하니까요. 일단 이 문제는 나중에 고민하려고합니다.

아무튼 재인이는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귀가했습니다. 잘 견뎌준 재인이가 너무 고맙고 대견하고 그러네요. 다음주 화요일(28일)에 신연기 자르러(일명 뿔자르러) 병원에 갑니다. 지원이도 그날 병원에 온다던데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지원어머니 연락주세요 ^^  

9 thoughts on “재인이 퇴원 했습니다.

  1. 퇴원 축하드려요..병원에서 막상 퇴원하는게 변수가 언제 생길지 모르는 일이니 퇴원당일이 되어도 조마조마 하지요..
    퇴원해서 집으로 가는 길은 이게 꿈인지 생신지…그렇답니다.^^ 재인이도 퇴원하게 되어서 축하드려요..

    28일에 뿔을 자르러 온다구요?? 저희도 그 때 병원외래 갑니다. 광주에서 올라가는길이가 아침일찍 출발하여도 11시가 넘을듯..12시가 다되어 도착할 것 같네요..시간이 혹시나 맞으면 만나면 좋겠어요 연락드릴께요
    지난 15일에 지원이 검사하고 28일은 아쉽지만 지원이는 안데리고 가려고 합니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지원이도 힘들고 저희도 너무 힘들어서 부모님께 맡기고 갈 생각이라서요..
    직접 지원이 보면 좋을 텐데..차 타는 시간만 7시간이 넘어서..지원이는 다음에 기회되면 보기로 하죠..~~^^
    재인이 외래 예약시간이 몇시인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12시에나 가서 교수님만날 생각인데 그 때 시간되시면 같이 병원에서 점심이라도 먹으면서 조금 이야기라도 나누면 좋겠어요..그런데 재인이가 괜찮으려나…어른들은 아이들 상황이 좋아야 할수 있는것이라서요…여의치 않으면 이야기라도 하게요~~ 제 연락처는 010-2936-4667 입니다

    • 재인이는 내일 아침부터 CT촬영 대기해야 합니다.
      외래는 오후 4시니까 하루종일 병원에 있어야합니다.
      도착하실때 재인이 엄마에게 연락주세요~ (공일칠 361-3788)

    • 아.. 집이 굉장히 머시네요. 멀리오셔서 치료받으시느라 참 고생하셨겠어요.
      재인이 엄마가 지원이랑 지원이 엄마를 뵙고 싶어합니다.
      지원이 볼 수 있으면 좋은데 안온다니 아쉽네요.

      저희 외래 예약은 오후 4시지만 CT촬영을 그날 상황에 따라 시간 빌때 해야한다고 해서 일찍 갈 것 같습니다.

      재인이엄마 보고 연락드리라고 할께요. (재인이엄마 연락처는 공일칠 361-3788 입니다.)

  2. 안녕하세요 우연히 애기때문에 알아보다가 들어와서 글을보게 돼었어요.저희애기는지금2개월이 조금넘었어요.소아과에 갔다가 우연히 애기머리뼈가 이상하다해서 대학병원에가서 ct를 찍었는데 다른데는 괜찮다는데 앞에만 그렇다고 하더라구요.수술을 해야한다고 너무걱정돼고 애기한테미안하고 눈물만 났어요.애기가 건강한거 보니까 저도한결 마음이 편하네요.수술하고나서 애기가 많이 힘들어 하진않았나요?검사받을때도 애기가 힘들어하진않았나요?여긴거제도라 이왕한다면 아주대까지 갔으면 해서요 어머님도 그런생각이시구요.아주대가 잘한다고 봤거든요.다른애기들도 이렇게해서 수술한애기들이 많나요?그리고 퇴원하고나서도 병원에 애기데리고 자주가나요?너무멀어서 한번가기도 힘들거든요.그리고 애기신연기넣어서 수술하고 얼마있다가 제거하나요?그리고나중에 커서도 또해줘야하나요?이번한번만 해주면 나중에 안해도 돼나요?
    제메일주소가youjin1750@hanmail.net에요 연락주세요애기때문에 너무걱정돼서요

    • 걱정 많이 되시죠?
      저희도 겪어봐서 어떤 마음이실지 이해합니다.
      2개월이면 조바심 내실것 없이 차근차근 준비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이 머리뼈 앞이 이상하다면 관상봉합 유합증이라는 말씀이신 것 같네요. 한쪽 이마인지 양쪽 이마인지 말씀은 안하셨지만, 일찍 발견하신 걸 보니 한쪽 관상봉합이 조기유합된 것 같네요.

      아이는 대부분의 시간동안 특별히 힘들어하는 것도 없고 아픈것도 거의 못느끼는 것 같아요. 몇가지 아파하는 경우가 있는데,
      1. 수술하고 나온 날 마취에서 깰때만 많이 아파했습니다.
      2. 수술 전 몇차례, 수술 후 몇차례 검사를 위해 주사기로 피뽑을때
      3. 수액바늘 낄때 (이건 수술 끝나고 조심해서 중심혈관에 연결된 수액관만 빠뜨리지않으면 겪지않을 수 있는 일입니다만, 관이 잘빠져서 대부분 수술하고 며칠지나면 손이나 발에 바늘을 꽂게 되고 3일에 한번꼴로 옮겨 끼워야합니다)
      4. 수술 당일 수술전 금식때문에 힘들어하는 것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집이 멀다면 1차 수술을 위해 한달 입원을 하셔야합니다. (입원1주일후 수술, 수술 3주 후에 신연기 자르고 퇴원)

      아주대에서 유사한 수술을 3백명가량 했다고 합니다. 유합증 수술은 성공률이 높다고 합니다. 특히 아이가 6개월 미만이면 더 좋구요.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1차수술 후 2차(신연기 제거)수술까지 한달반~두달 걸리는데 그사이에 한번만 가도 될것 같습니다만,

      아이가 고열이 난다던가 알레르기 반응이 있으면 급히 응급실로 가야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다행히 저희는 1차 수술 후 한달이 된 지금까지 병원에 갈일이 없었지만, 함께 수술받은 다른 아이는 알레르기때문에 응급실로 간적이 있습니다.

      아이가 5~6개월 미만이면 면역능력이 좋은 편이라 감기에 잘 안걸리니 조심하시면 병원에 가실 일이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신연기 수술은 대개 한번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드물게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만, 아이가 어리면 한번에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입원하면 유전자검사를 하는데, 유전자 검사 결과에 이상이 있는 경우는 재수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가족력이 없고 유전자가 정상이라면 한번에 성공하길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너무 걱정마시고 좋은 병원에 방문하셔서 수술받으시면 잘 될 것입니다. 나중에 입원해보시면 아시겠지만 머리뼈에만 이상이 있는 경우는 뇌에 이상이 있는 경우보다는 훨씬 나은 경우입니다.

      저희가 입원했을때 먼저 수술한 환아보호자께서 해주신 말씀이 큰 힘이 되었고 많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강합니다. 어른들만 강해지면 됩니다”

  3. 고맙습니다,너무답변을 잘달아주셨어요,엄마가 강해야 하는데 우리애기보면 마음이 아파요~꼭좋은선생님 만나서 건강해질꺼에요~재인이고 건강하게 이쁘게클꺼에요^^

    • 2개월이면 충분히 이른 시기이지만,
      관상봉합유합증은 안면에 변형을 일으키기 때문에 빨리 수술받을 수록 교정효과가 좋습니다.

      대학병원들이 외래 예약하고 기다리고 하다보면 한달은 훌쩍 가버립니다. 저희가 그랬었어요.

      아주대학병원은 윤교수님까페(어제 가입하셨더군요)에 글남기고 외래진료가 있는 날(화요일이나 금요일)에 찾아가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미 유합증 진단을 받으셨다면 마찬가지로 까페에 글을 남기고 응급실로 가시면 바로 입원가능하십니다.

      이렇게 하시면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막으실 수 있습니다.

      집이 머시니 고민해보시고 아주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으실 생각이시라면 제가 조언드린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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