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이야기(1): ARM과 인텔 x86 아키텍쳐

지난 15년간 ARM에 대해 가졌던 여러가지 생각들, 기술적인 내용, 개인적인 추억 등을 ARM 호환 프로세서를 설계했던 설계자 입장에서 써보려고 합니다. 2010.11. 0donny

ARM과의 첫 만남

ARM(Advanced RISC Machine)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1996년이었다. 당시 GEC-Plessey의 GPS Chipset과 호환 되는 칩셋 개발에 참여했었는데 ARM60이라는 생소한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주 작은 칩이었는데 인텔 80386 보다 빠르다는 것이었다.

임베디드(embedded)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 당시에 추측하기론 80386의 인터럽트 반응이 느리기 때문에 반응이 빠른 ARM60의 성능이 높은 것뿐이지 복잡한 연산은 당연히 386이나 486이 빠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불과 조금 전까지…

혹시나 해서 자료를 찾아보니 ARM60의 성능이 80386 보다 높고, ARM60에 4K cache를 추가한 ARM610486 초기 제품과 동등한 수준이었다. 회로적인 복잡도의 차이를 생각하면 이것은 엄청난 성능이다. 게다가 인터럽트 반응은 ARM이 월등히 빠르니 이후 리얼타임 임베디드 분야(real-time embedded application)에 ARM이 승승장구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초기 ARM코어(ARM1 ~ ARM6)는 겨우 트랜지스터 3만개로 이루어져있다.
트랜지스터 7만개의 모토롤라 68000의 절반, 27만개가 넘는 80386의 10분의 1밖에 안되니 ARM Architecture는 상당히 간결하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ARM1의 구조(1985)

80386의 구조(1985)

ARM1과 80386의 실제 칩 내부를 비교해보면, ARM Core에는 없는 MMU(Memory Management Unit)가 존재한다. 본래 x86은 16-bit 구조이었기 때문에 64Kbyte(=2^16) 보다 큰 메모리의 접근을 위해 MMU가 불가피한 반면, ARM은 32-bit 구조(초기엔 26-bit 주소)라 MMU가 없어도 4Gbyte까지 메모리 접근이 가능했다.

MMU를 배제하고 Core부분만 비교해도 ARM1의 면적은 80386의 4분의 1정도밖에 되지않는다.
RISC 명령의 간결함이 명령어 디코더(Instruction Decoder)의 크기와 명령어 시퀀서(Instruction Sequencer)의 크기에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 지 알 수 있다. ARM1은 PLA한개를 이용해 명령어 를 해석(decode)하고 또다른 PLA하나로 실행(sequence)하는 반면, 80386은 3개의 PLA로 명령어를 해석하고 커다란 Microcode ROM을 이용하여 명령어를 실행하도록 설계되어있다.

ARM초기설계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The History of ARM Architecture를 참고하기 바란다.

15년이 지난 지금…

놀랍게도 ARM은 Intel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작년 11월 ARM Technical Symposium에 참석했을 때, ARM은 Intel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듯 보였다. “꿈에도 생각 못한 상황이 벌어진다”, “게임의 법칙이 바뀌고 있다”며 Windows/Intel를 상대로 승산이 있다고 했다.

Smartphone의 붐과 Android와 Chrome OS의 선전을 바탕으로 Smartphone과 Netbook의 중간에 새로운 시장이 생길 것으로 보고 이를 선점하기 위한 Ecosystem을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ARM과 Intel중 누가 승리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추측들이 있고 ([1],[2],[3],[4],[5])
ARM이 Mobile Market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예견하는 견해도 적지않다.([1],[2],[3]) 개인적으로는 ARM의 승리를 응원한다.

지난 9월 ARM은 최신 프로세서 아키텍쳐인 Cortex A-15를 발표했다.
이미 ARM의 Cortex-A8과 Cortex-A9이 동일 클록주파수 기준으로는 Intel의 Atom 프로세서보다 성능이 빠르지만, 2.5GHz까지 동작하는 Cortex-A15의 발표로 Intel에 확실한 비교 우위를 차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 thoughts on “ARM이야기(1): ARM과 인텔 x86 아키텍쳐

    • 그땐 ARM이 그저 임베디드용인 줄만 알았고 ARM10에 VFP만들땐 과연 임베디드시스템에 저런 기능이 필요할까 싶고 전시용인 줄만 알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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