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 3. 업체 선정

1. 전체 구상
2. 계획서 작성
3. 업체 선정
4. 확장 공사
5. 목공
6. 주방 및 다용도실
7. 공사완료

이번 공사의 목표가 최소의 비용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이었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인 업체에 부탁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비용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디자인은 직접하고 시공을 맡기는 형태로 진행할 계획이었습니다. 벽지, 바닥, 타일 등등을 모두 따로따로 맡기면 번거롭고 일정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에 벽지+몰딩+바닥, 욕실+타일, 싱크대 이런 식으로 분리하여 시공을 할 계획이었습니다.

제가 이전에 살던 집도 그런 방식으로 인테리어를 해서 비용을 많이 줄였던 경험도 있구요. 당시엔 공사내용이 매우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절반가까이 비용을 줄였었지만 이번엔 아내의 요구사항이 까다로워서 좀 걱정이었지요. 그래서 인테리어계획서까지 만들었던 것이구요.

우선 집 근처에 있는 인테리어업체들을 돌아다니면서 견적을 받았습니다.
공사내용을 세분화하여 각각의 견적을 받고 엑셀로 정리하였습니다. 네이버에서 근처의 인테리어업체 전화번호를 검색한다음 차례차례 전화를 걸어서 특별히 저렴한 업체가 있는지 한번 더 확인했습니다. 집 근처에서는 A인테리어 업체가 가장 꼼꼼해보이고 믿음이 갔습니다. 가격도 타당했구요.

대략적인 통계가 만들어진 다음 방산시장에 갔습니다. 방산시장은 주로 벽지와 바닥재가 저렴한 것으로 잘 알려져있지요. 실측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도면으로만 뽑는 견적은 대개 비슷했습니다. 여러 매장을 방문하면서 그동안 궁금했던 부분도 물어봤습니다. 주로 거실확장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확실히 확장공사만 아니면 공사가 훨씬 간단하겠더군요. 하지만 이미 거실확장을 하기로 결심한 상황이었으니 방법을 찾아봐야겠지요.

방산시장은 거의 도매업체이고 벽지나 바닥재를 고르면 시공기사를 연결해줍니다. 그중에서도 드물게 올수리(all 수리 ^^;;)하는 곳이 있더군요. 두 군데에서 견적을 받았습니다. B벽지는 동네에서 가장 저렴한 업체보다 조금 더 저렴하면서 매우 친절했고 다른 한곳인 C벽지는 가게앞에 ‘방산시장에서 제일 싼집’이라는 간판처럼 매우 저렴했습니다.

며칠 후 집사람과 함께 B벽지를 방문하여 구체적인 상담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집사람이 원하는 내용보다는 본인의 생각이나 일반적인 방식에 더 무게를 두는 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집사람은 포인트 벽지없이 단색(아이보리, 커피색, 회색 등)의 벽지를 사용하고 싶어했는데 업체에서는 국산벽지 중에는 그런 단색벽지가 없으므로 무늬가 들어간 벽지를 써야한다거나, 집사람은 현관중문을 여닫이로 하고 싶어하는데 업체에선 3중 포켓도어가 더 고급이라며 권장하는 등 서로 컨셉이 잘 맞지 않았습니다. 집사람이 구상하는 내용이 일반적인 방법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원하는 형태대로 공사를 해야하기때문에 다른 곳을 찾아보기로했습니다.

그래서 A인테리어와 C벽지와 두 곳 중에 고민을 하였습니다. A인테리어가 여러모로 믿음이 가서 다음날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약속시간이 저녁이라 낮에 조명, 타일 등을 구경하려고 방산시장에 한번 더 갔습니다. 간김에 C벽지에 다시 가보았는데 저희가 원하던 색상의 벽지와 바닥재를 금방금방 찾아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신속정확한 업무처리가 마음에 쏙들어서 C벽지에 공사를 맡기기로 다시 마음을 바꾸고 A인테리어에 죄송하다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리고나선 을지로에 있는 타일가게를 돌아다니며 원하는 타일을 골랐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C벽지에 계신분이 직접 인테리어를 하는 것이 아니고 담당자는 따로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사 시작 전에 인테리어담당자에게 방문을 요청하였습니다. 하지만 역시 좀 맘에드는 분이었습니다. 일단 지난번에 작성한 계약서를 들고오지도 않았고 공사내용도 전혀 알고 있지않았는데다 제대로 실측은 커녕 대충 둘러보기만하고 제 설명도 귀기울여 듣는 것 같지 않더군요.

다행히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작성한 인테리어계획서를 보여드리고 차근차근 설명을 했습니다. 까다로운 요구사항에 난색을 표하더군요. 샷시를 월넛색으로 하겠다는데 월넛이 무슨색인지도 모르고계셨고, 도색이 가능한 부분에 필름이라 도색이 안먹는다고 한다던가, 특히 아트월을 철거하고 민짜벽으로 만들어달라는 요구에 불가능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른 업체에선 해봤고 가능하다고 해서 일단 수긍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일단 돌아가서 최종견적을 새로 작성하여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인테리어담당자를 돌려보내고나니 심난하더군요. 실측 후의 견적이 처음 받았던 견적보다 비용이 많이 올라갈 것보다 이제 공사일정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고 다른 업체로 바꿀 여유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A벽지에다가 공사를 취소해야한다는 얘길하기도 좀 불편했습니다.

시간도 벌써 오후4시경 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하여 염치불구하고 A인테리어에 다시 연락하여 부탁했습니다. 바로 며칠전에 방문하기로 약속을 했다가 펑크낸 상황이라 참 미안한 마음이었지만 흔쾌히 도와주시겠다고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C벽지에서도 핸드폰 문자로 연락이 왔습니다. 견적보다 비용이 많이 올라가니 집 근처의 다른 업체에 맡기는 것이 좋겠다구요. 요구사항이 까다로와서 비용핑계로 거절하는 것 같더군요.

곧바로 A인테리어에 방문하였습니다. 죄송한 마음에 음료수 하나 사들고요.
공사가 이틀밖에 안남은 상황이라 그날 모든 공사내역을 확정해야했습니다. 다시 실측하러 저희 집에 갔었고, 벽지와 바닥재는 이미 골라놨었고 타일, 도기(세면대, 변기 등)을 새로 골라야했습니다.

말이야 저희집이지만 아직 잔금을 치루지 않아서 전주인이 살고계신데 같은 날 두 번이나 가야했습니다. A인테리어사장님이 꼼꼼하시리라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꼼꼼하시더군요. 베란다의 수납장은 그대로 사용하려고했지만 그 뒤에 결로때문에 내부가 썩고 있는 것이나 붙박이장이 완전히 고정되지않고 들썩인다던가 제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체크해주셨습니다.

타일을 새로 고르기 위해 타일매장으로 갔습니다. 수입타일이 많아 매장마다 제품에 차이가 많아 을지로에서 골랐던 타일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을지로에서 타일을 조달할 생각도 해보았는데 타일 무게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게다가 저희가 골랐던 욕실용 타일이 수입 스톤재질 타일이라 두꺼워서 그 무게만 2톤이 된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타일고르는데만 2~3시간은 족히 걸렸습니다. 다행히 욕실 타일은 마음에 드는 것을 찾을 수 있었는데 주방타일이 좀 마땅치 않았습니다.

거실에 설치하기로 한 세면대 (출처:http://www.vovoceramics.co.kr)

다시 사무실로 들어와서 이런저런 상담과 결정을 하다보니 밤12시가 되더군요. 인테리어계획서까지 만들어 두었지만 그래도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참 지치고 힘들고 또 사장님께 미안했습니다. 싱크대는 저희 요구사항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부분이었고 일반 사제 싱크대가 아닌 브랜드 싱크대에 있는 형태를 요구하는 바람에 사제 싱크대 업체분과 브랜드 싱크대업체분에게 방문을 요청하여 다시 결정하기로하고 싱크대 비용을 제외한 부분만 계약을 했습니다.

정말 다행스러운 것은 A인테리어사장님께서 까다로운 저희 요구사항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해주셨다는 것입니다. 아주 단순하기 도배, 장판, 칠만 작업하거나 싱크대도 가장 일반적인 형태에서 색상만 선택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믿을 수 있는 인테리어업체에 맡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희도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다행히 좋은 인테리어업체에서 공사를 맡아주셔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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