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 6. 주방 및 다용도실

1. 전체 구상
2. 계획서 작성
3. 업체 선정
4. 확장 공사
5. 목공
6. 주방 및 다용도실
7. 공사완료

주방은 특별히 더 멋지게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원래 설치되어있던 싱크대도 상태가 양호하고 문짝이 원목소재라서 뜯어버리기엔 아까웠지만 아무래도 색상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ㄷ자형의 아일랜드도 주방의 공간활용을 애매하게 만들었구요. 싱크대 좌측 끝에 있는 장식장이나 그 위로 천정을 가로지르는 대들보도 그냥 칠만하기엔 영 마음에 걸렸습니다.

원래의 싱크대

인테리어업체를 알아보는 중에 보았던 뷔셀(www.bussel.co.kr)의카탈로그를 보고나니 왜 그동안 싱크대 상부장을 천정까지 꽉채워서 만들어야했나 하는 의문이 들었지요. 위쪽에 공간을 두고 벽이 보이도록하니 훨씬 더 시원해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상부장으로 화이트톤의 플랩장만 사용한 사진을 발견했는데  더욱 깔끔한 느낌이었구요.

상부장을 플랩장만 사용한 예 (출처: blog.naver.com/kkti007

실제 싱크대 시공을 하면서 이런 의문은 상당부분이 사라지게됐습니다. 대표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우선 아파트는 천정높이가 낮아서 위 사진과 똑같은 싱크대를 아파트에 설치하면 천정에 딱 붙게됩니다. ^^;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에서 상부장을 천정에서 띄우게 되면 상부장이 아주 작아져서 수납공간이 너무 적어지지요.
  3. 또 일반적인 경우 싱크대의 뒷벽이 보이지않기 때문에 벽에 아무런 마감을 하지 않습니다. 즉, 벽지나 타일도 천정몰딩도 없지만 싱크대를 천정에서 띄우게되면 뒷벽에 타일을 붙이고 천정과의 이음매를 몰딩으로 마감해야합니다.
  4. 리모델링의 경우 싱크대벽 타일을 덧방시공(원래 타일을 떼지않고 위에 붙임)을 하는데, 타일이 싱크대 중간에만 있기 때문에 위쪽으로 새로 붙이는 타일과 높이가 맞지 않습니다.
  5. 시공이 까다로워집니다. 일반 싱크대는 천정에 대고 붙여버리는 되지만 공간을 띄우려면 원하는 높이에 맞춰서 시공목과 상부장을 달아야하는데 이 과정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이런 문제가 예상되니 대개의 인테리어업체나 사제 싱크대 업체에서는 이와 같은 작업을 꺼릴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비용을 많이 요구하겠지요. 그리고 저희는 쓰고싶었던 손잡이의 모양도 정해져있었고 주름문을 달고 싶어하고, 기존에 쓰던 오븐을 매입하고 식기세척기도 재사용하는 등 복잡한 내용을 요구했었습니다.

직접 그린 싱크대 설계도면

제가 미리 준비해간 도면을 본 인테리어 사장님은 사제로 만든다면서 무슨 브랜드 싱크대를 해달라고 하냐고 조금 어이없어하시더군요. ^^;
그리고 사제로 해도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면 비용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때론 대량 생산하는 브랜드싱크대가 더 저렴할 수도 있다고 하셨구요. 그래서, 사제싱크대 업체와 브랜드싱크대 업체에서 모두 상담을 받기로 했습니다.

소재나 악세사리는 마음에 들었지만 색상이 화이트와 블랙오크밖에 없었던 한샘 IK

먼저 한샘직원분에게 상담을 받았는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샘 중에서 가장 저렴한 IK라인은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았습니다. 몇가지 제품군이 있는데 각각 색상과 악세사리가 결정되어있어서 색상이 맘에 들면 악세사리가 마음에 들지 않고, 악세사리가 마음에 들면 색상이 와인색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예전 집 싱크대가 흰색이라 이번엔 조금 다른 색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한샘으로 하려면 다시 흰색이나 흰색과 블랙오크조합을 사용해야했습니다.

다시 사제싱크대 업체의 상담을 받았습니다. 까다로운 요구사항에도 불구하고 한번 해보겠다고 하셨고 다행히 가격도 아주 합리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희 의견을 존중해주시는 업체를 만난게 너무 다행이었습니다.

인테리어업체와 싱크대 업체 사장님의 조언을 바탕으로 당초 계획을 약간은 변경하였습니다.
분리형 아일랜드에 식기세척기는 넣을 수 없어서 오븐과 식기세척기위치를 뒤바꾸었구요. (식기세척기는 수도와 하수도 배관이 연결되야하므로) 냉장고 위쪽 장은 흰색으로, 다용도실 수납장은 통짜문을 달기로 했습니다. 상부 플랩장의 크기가 몇가지로 정해져있어 남는 공간은 작은 수납장으로 채우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실측해보니 제가 도면을 그릴때 벽에 있는 후앙(Fan ^^;) 구멍위치를 잘 못 알고 있어서 렌지후드 위쪽으로 파이프를 연결하기 위해 작은 상부장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완성된 주방의 모습

실제 시공은 생각보다 무척 어려웠습니다. 우선 레인지후드의 크기가 상당히 컸고 ㄱ자로 배치되는 플랩장이 열릴 수 있도록 위치를 잡아 부착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레인지후드를 재활용하다보니 오래되서 조금 쳐지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싱크대 벽면을 타일이 아닌 컬러 강화유리로 시공하는 바람에 함부로 시공목을 설치할 수도 없었구요.

몰딩으로 천정마감을 해야하기 때문에 냉장고쪽 키큰장은 몰딩공사하기전에 미리시공을 해두고 다른 부분은 공사가 끝난뒤에 설치한 것도 번거로운 작업이었고, 싱크대 시공 당일 저녁 10시넘게 작업을 하는 큰 공사였습니다. 천만다행으로 그날따라 주변 세대에서 민원이 안들어와서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고생한 결과 기대했던 모습과 95%이상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기대보다 더 멋진 주방이 만들어졌습니다. 주방타일을 고르기가 어려워 무리해서 선택한 컬러강화유리의 뽀대도 훌륭했구요. 도브펄(베이지펄 또는 아이보리펄 이라고도 함)색상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지막 포인트를 레일등과 샹데리에로 장식했습니다.

다용도실 수납장도 싱크대와 일체감있게 잘 나왔습니다. 냉장고를 넣을 수 있었던 공간이었기 때문에 넓고 깊은 수납공간을 만들어 싱크대 상부장과 냉장고장으로 인해 줄어든 수납공간을 보충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깊이가 60cm나되어 커다란 팬을 비롯해 여러가지 살림을 다 넣을 수 있었습니다.

다용도실도 아주 깔끔해졌습니다. 김치냉장고는 자리가 마땅치않아서 뒷베란다에 놓았는데 다행히 불편하진 않습니다.

후드가 8년된 것인데도 상태가 아주 양호했습니다. 가로 90cm의 프로페셔널 후드라 새로 구입하면 비용이 적지않고 무엇보다 집사람이 원하던 모양이었습니다. 후드위에 책이나 악세사리를 올리고 싶어했었거든요. 후드좌측이자 냉장고 바로 우측에 있는  플랩장 아래엔 컵들을 수납할 수 있도록하여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면 바로 따라 마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전기쿡탑은 Haatz의 3구 제품으로 설치했습니다.

분리형 아일랜드입니다. 예전에 사용하던 BEKO오븐을 빌트인시켰구요. 상판엔 역시 Haatz의 2구 전기쿡탑을 설치하였습니다. 가스가 몸에 안좋다고 하여 이번에 큰 맘 먹고 쿡탑을 모두 전기쿡탑으로 교체했습니다.

아일랜드 반대편엔 잘안보이도록 전기 콘센트를 설치하여 아일랜드에서 블랜더 등을 사용할 때 쉽도록 했습니다. 식탁에 노트북을 놓고 많이 사용하는데 어댑터를 연결하기에도 위치가 딱 좋더군요.

거실쪽에서 바라본 주방의 모습입니다. 넉넉한 길이(180cm)로 주문제작한 식탁과 벤치가 길쭉길쭉 시원하지요. 벽쪽에는 IKEA에서 구입한 큼직한 콘솔을 놓았고 천정엔 아크릴소재의 와인잔랙을 달았습니다. 벽에는 식탁과 함께 제작한 선반을 두개 달았는데 아직 아무것도 올려놓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포인트로 하늘색의 디자인체어를 두개 놓았습니다.

7편 공사완료‘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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