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니 가족 근황

이런저런 이유로 블로그를 방치한게 벌써 1년6개월이 되었네요. 잡스느님이 돌아가시고 처음 쓰는 글이라니… ㅋ

블로그가 소홀했던 것은 아무래도 생활패턴이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었는데 예전 테터툴즈가 모바일을 지원하지않다보니 페이스북에 눌러앉은 이유가 크고, 또 기술적인 내용을 올리면안된다는 회사측의 압력도 좀 신경쓰였습니다. 한국에 있을땐 사업적으로 예민한 부분만 빼고 기술적인 부분은 포스팅을 했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외국인 노동자이다보니 ㅋ

갑자기 글을 쓰게된건 새벽에 재희때문에 잠이 깼는데 다시 잠이 오지않던 중, 비공개로 두었던 예전 포스팅중에 확인할게 있어서 블로그 관리자접속을 했다가 재인이와 같은 병을 갖고 있는 아이때문에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저희 가족 근황을 적어보려합니다.

우리 말썽꾸러기 재인이 많이 컷지요. 아주대학병원에서 처음 수술받은게 2010년 9월이었습니다. 2년반이 넘었네요. 사진으로 보시기엔 아마 괜찮을텐데 사실 아직 두상이 비대칭입니다(특히 거울로보면 심하죠). 신연기방식이 교정효과는 많이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방법에 비해 뇌용적이 적어진다는 우려가 적다고 믿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아주 똘똘하고 또래들에 비해 말을 엄청 잘하네요 기억력도 아주 좋습니다.

이곳으로 와서 1년에 한번씩 조기유합증에 있어선 세계최고의 권위를 갖고 계신다는 스탠포드 교수님(Michael S.B. Edwards)께 진찰을 받는데 전혀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모양도 점점 나아질것이라고 하는데 사실 크게 기대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이곳에 와서 좀 속상했던 것이 스탠포드에서 조기유합증 수술 받은 한국 아이를 만났는데 수술이 너무 잘되어 두상이 정말 너무 예쁘더군요. 스탠포드에선 Vault Remodeling으로 수술합니다. 그리고 피부를 자를때 지그재그형태로 해서 머리가 자라면 흉터가 완전히 감춰집니다. 공교롭게도 재인이가 조기유합증인 것을 알게 되고난 직후 미국에 올수 있었는데도 미국행을 미루고 한국에서 수술을 받았었지요. 미국의료에 대해 아는게 없어서 당시엔 그런 모험을 할 수 없었는데 알고보니 이곳에서 수술을 받았다면 수술비를 전혀 내지않고(보험으로 99.9%커버) 완벽한 두상으로 교정이 가능했었습니다. 미국에와서 가장 크게 배우는 것이 있다면,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알아보라”는 것입니다.

재희도 많이 컸습니다. 킨더에 다니고 있고 9월달에 1학년이 됩니다. 미국은 킨더부터 Elementary School이라 현재 초등학교 1학년인 셈이지요. 얼마전에 상을 하나 받았습니다. 거의 돌아가며 다 받는 상이라 별건 아니지만 그래도 적응을 제법 잘하고 있습니다. 영어도 잘하고 한국말도 아직은 잘하는데 앞으로가 더 중요하겠지요. 집에서는 반드시 한국말만 쓰게 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한국말 못하는 한국아이들이 많습니다.)

저와 재희엄마도 잘지내고 있구요. 미국에 살아보고자 왔는데 사실 실리콘밸리의 삶은 보편적인 미국의 삶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대치동/압구정동이 한국의 보통 모습이 아니듯이요. 게다가 이곳이 인도인지 미국인지 모를만큼 인도사람이 많습니다. 위에 재희사진을 봐도 백인은 거의 없지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물가. 그중에서도 집값, 월세. 상상을 초월합니다. 저희집은 한국으로 말하자면 투룸 빌라 정도 됩니다. 1970년대에 나무로 지어서 삐걱대고 바람숭숭들어오고 잘때 아래층 아저씨 코고는 소리까지 들리는데 월세는 매달 2천불이 넘습니다. 애들 유치원은 천불, 어린이집은 천몇백불씩 매달 내야합니다.

이곳 엄마들의 삶은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학교, 애프터스쿨, 집에 오가는 Taxi Mom입니다. 아빠들은 개인생활(술자리, 저녁약속)은 거의 없이 회사-집 셔틀이구요. 일주일에 한두번 테니스를 치는게 유일한 제 개인생활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 모두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고 주변에 놀러갈 곳도 많고(잘 안돌아다닌다는게 함정) 주말에 가족모임이 많아서 좋습니다.

회사의 경우 한국처럼 혹사시키는 문화가 드물어서 몸으로 때우는 것보다는 머리를 써서 일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직종에 따라 좀 다르지만요). 제경우에도 배운것도 많고 한국에서보다 체계적으로 일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해야할 일은 하지만 일찍 퇴근해야하기 때문에 업무 집중도가 높습니다. 한국에선 사실 오전엔 인터넷하다가 저녁에 야근하는 분들도 많지요.

미국에 말뚝을 밖을지 한국에 돌아갈지는 아직은 반반인것 같습니다. 한국 교육여건이 좀 좋아지면 다시 돌아갈 가능성도 적지않습니다.(제가 직장을 구한다는 전제하에). 당분간 재인이까지 영어를 배울 때 까진 여기 있어야 좋아보이고, 재희가 중학교에 가기전에 결단의 시기가 찾아올 것 같습니다.

앞으론 좀 더 자주 소식과 정보를 남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I’m Yours 부르는 재희

당췌 노래로 들리지도 않으시겠지만, Jason Mraz의 ‘I’m Yours’를 부르는 중입니다. ^^;
요새 저노래에 제대로 꽂혔거든요.

밖에서 밥먹는데 식당에서 이 노래를 틀어줬더니 씰룩씰룩 춤을 추며 좋아하기에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아이폰으로 틀어줬더니 그 다음부터 차만타면 “자~ 노래” 틀어달라고 하네요. 마지막에 “자~”하는 부분이 나와서 그렇구요. Youtube로 가사와 함께 들려줬더니 제목을 물어보면 “I’m Yours”라고 대답합니다.

알아듣긴 어렵지만 나름 아래의 가사를 외워서 부르고 있습니다.
So Please don’t, please don’t there’s no need to complicate ‘cus our time is short
This’o This’o This is our faith
I’m Yours~~~

원곡 동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cl88QEll-Xc
(재희가 따라부르는 부분은 3분14초부터)

재인 & 재희

재인이가 수술을 한지 3개월하고도 20일이 지났습니다. 2차수술을 한지도 한달이 됐구요.

제가 2주동안 미국에 다녀온 사이에 머리카락도 까맣게 자랐고 수술부위도 완전히 아물었습니다.
유합증이 있어서 납작했던 뒤통수도 점점 동그랗게되어 가네요.
반대편 뒤통수처럼 예쁘게 될 순 없겠지만 점점 더 많이 좋아질 것 같습니다.

재인이는 밥을 정말 너무 잘먹네요. 재희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2주 안보는 사이에 몸무게도 1kg가까이 는 것 같습니다.
이유식 먹고나서 분유먹고 그리고 나서 치즈먹고 과자까지 먹어야하네요. 그래서 별명을 ‘식탐재인’으로 지었습니다. 재희 별명은 ‘독학재희’였죠.

이 사진은 밥먹는 중인데 밥 빨리빨리 안준다고 인상쓰는거 같네요. 이번에 짐보리에서 사온 우주복이 터질듯 빵빵하네요.

재희는 이번에 아빠가 사온 선물이 맘에 드나 봅니다. 엄청 큰 트럭을 사왔거든요. 내년에 미국갈때 쓰려고 이민가방을 빌려왔는데, 큰 가방을 빌린김에 큰 맘먹고 가방만한 선물을 질러버렸습니다.

집안에서 가지고 놀긴 너무 큰데, 날씨가 추워서 어쩔 수 없이 집에서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여기 저기 들이받고 난리가 났죠 ㅋ

재희는 얼마전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아져서 요새는 장난감도 소꿉놀이용 칼, 도마를 가지고 놉니다.
엄마가 뭣좀 만들려고하면 옆에 착 들러붙어서 자기가 하겠다고 하고, 전자레인지 버튼 하나만 누르려고 해도 재희가 한다고 성화입니다. 재희엄마가 아주 성가셔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인이 동영상. 요새 ‘요하임’광고에 푹 빠져있습니다. ^^

요리하는 재희

쵸콜렛쿠키위에 M&M’s 쵸콜렛을 세팅 중인 재희입니다.
며칠 주방에서 엄마를 돕더니, 이젠 엄마가 혼자 요리하면 같이 안했다고 잔소리합니다.
자칭 ‘요리박사’라네요.
며칠전엔 엄마가 요리하는데 다급하게 앞치마를 꺼내 둘르면서 오더니 “아이고 깜빡했네…” 하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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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게임을 좋아하는 4살 재희

오랜만에 올리는 재희 동영상입니다.

재희는 아이폰으로 게임하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며칠전 앱스토어 전체 1위인 Cut the Rope를 @velvio님의 도움으로 설치했습니다.

2010년 10월 앱스토어 순위

재희한텐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당연한 듯 컷더로프를 하고 있더군요.
게임을 잘 만들어서 그런지 방법을 알려주지 않아도 대충 하더군요.
며칠 지나서 보니 이제 제법 어려운 단계도 잘 합니다. 고사리 손으로 꼼지락거리면서 하는게 귀엽네요.

재희는 아이폰 게임은 거의 다 좋아합니다. (사실 아이폰의 모든 기능을 게임화 해서 가지고 놉니다만…)
그중에서도 재희가 좋아하는 게임은 Finger Physics, Stackus, Block Exit와 같은 머리쓰는 게임과, Space Ball(아이폰 기울여 공움직이기), Paper Toss(쓰레기 넣기), 핀볼 같은 단순한 것들입니다.

재희 전용 게임들

그중에서도 블록엑시트는 상당히 잘하는 편이었는데 Easy, Medium, Hard, Extreme 중에 Hard까지 모두 깨고, Extreme단계는 몇단계하다가 너무 어려웠는지 포기했습니다.

사실 저는 Hard단계도 어렵더군요. 재희가 혼자서 Hard단계 몇판을 깨고 잘안되면 들고와서 “어떻게 해?”하고 물어봅니다. 이리저리하다가 해결해주면 또 들고가서 한참하고.. 그러더니 어느새 최고난이도인 Extreme단계를 하고 있더군요.

너무 어려워서 그냥 쉬운거 하라고 하면 한번 깼던 판은 다시 안하고 화면에 “Your Record: None”으로 나온 것만 골라서 “유어 레코드 논이야~”하면서 그것들만하려고 하더군요. ^^;;;

아래는 재희가 Easy단계 할때 동영상입니다.

Medium단계입니다. 직접 배경음악으로 “뽀삐뽀삐”를 깔아주는 센스 ^^;
제일 잘 할때였던 Hard단계는 동영상을 안찍어놨네요.

영어로 숫자세는 재희

오늘은 숫자의 달인, 독학 배재희 선생을 소개합니다.
독학 배재희 선생은 일찌기 18개월에 엘레베이터에서 1층부터 15층까지 줄줄이 읽어 아파트 주민들에게 ‘숫자읽는 아기’로 명성(?)을 높이었고,
27개월에 한국어로 999까지 읽고, 영어로 twenty까지 읽었습니다.
현재는 천단위 숫자를 독학으로 공부하고 있으며, 영어로 ninety nine까지 습득하였습니다.

아래는 독학 배재희선생이 37개월일 때 그네타며 영어로 숫자를 세고 있는 영상입니다. ㅋㅋㅋ

영단어 읽는 재희

간만에 올리는 재희 동영상입니다.
6개월 전에 영단어 읽는 모습을 한번 올렸었지요. 그동안 좀더 나아졌을까요?
이제 읽을 수 있는 단어가 몇개인지는 큰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처음보는 단어도 곧잘 읽거든요.

지난주말에 재희를 차에 태우고 재희가 좋아하는 던킨도너츠에 가고있었는데, 앞에서 신호대기하는 덤프트럭 뒤에 ‘IEVLU’ 인가 ‘IVLUE’ 비슷하게 써있더군요. ‘이건 뭐에요?’ 라고 묻는 재희한테 ‘글쎄 뭐지? 잘모르겠는데?’ 그랬더니 ‘이블루’라고 제 맘대로 읽어서 오히려 가르쳐주네요. 그리고 나서 도너츠를 먹고있는데 그 차가 또 지나가는 것을 보더니 ‘어? 이블러 저기로 갔어요’하더니 몇번을 더 ‘이블루는 어디갔어요?’하는군요. 아무튼 단어를 금방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이제 단어와 뜻을 연결해서 기억하는게 중요한 것이지요. 단어는 되도록 한글과 영어를 동시에 알려줍니다. 같은 사물을 여러가지 이름으로 알려주는데 혼란을 느끼지 않는게 참 대견합니다. 또 영어를 알려주면 꼭 스펠링을 알려달라고 해요. 당연히 “스펠링 알려주세요”라곤 안하구요.(4살짜리가 쓸 표현이 아니지요??) 예를 들어 ‘버내너’라고 알려주면 “버내너 써줘요”그럽니다. 그게 처음엔 정말 종이에 써달라는 얘긴 줄 알았는데 그냥 스펠링을 불러달란 얘기더군요.

어제는 거울 그림을 보여주고 ‘거울’과 ‘mirror’를 가르쳐줬는데 거울을 얼굴이라고 하네요. ‘ㄱ’과 ‘ㅇ’자음을 거꾸로 기억한 건지 아니면 ‘이건 재희 얼굴을 보는 거울이야’라고 설명한 걸 잘못 기억했는지.. ㅎ

어제 재희가 잠들기전에 재희 외할아버지가 사준(재희가 영어 좋아한다고…) 영단어책을 같이 읽었습니다. 제 가르쳐준 적이 없는 단어가 적지않은데 꽤 많이 아네요. ^^ 마주보고 앉아서 화면이 거꾸로 되어있어서 조금 어지러우실지도…